통영 첫날

한참을 느리적거리며 떠날 준비를 끝내고 밖에 나오자 어느새 오후 2시가 넘었다.
어제밤 잠들기 전만 해도 내일은 아침 일찍 나가야지 싶었는데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래도 하늘은 제법 가을 분위기를 내고 있어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집을 나섰다.




이번 길의 목적지는 경남 통영. 엄청나게 멀다.
이미 하늘은 뭐라도 몰려올 것마냥 어둑어둑하니 분위기를 잡기 시작했고
나는 작년 경주에서 겪었던 일을 떠올리며 하늘에 욕을 되뇌이고 있었다.




통영 시내로 들어서자 이미 저녁 먹고 차 한잔 마실 시간이 되어버렸다.
창문을 열어보니 매연에 뒤섞인 짭짤한 바다 냄새가 반갑고도 신기하다.




숙소로 들어가자마자 짐을 내던지고 잠시 널부러져 있었다.
집 떠나온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집 떠나면 고생이란 말이 나오는지(...)
아무튼 헛소리는 그만 하고 늦은 저녁부터 먹기로 했다.




서호시장 근처에 있는 미주 뚝배기란 곳으로 갔다.
너무 늦은 시간 덕분인지 찾아갔을 때 가게에는 주인 분과
방금 먹고 나간 사람들의 흔적인 듯한 빈 그릇들만 가득했다.




아담한 가게를 둘러보며 주인 분과 따님의 유쾌한 대화를 듣다보니
어느새 맛깔스럽게 생긴 밑반찬과 고대하던 해물탕이 등장하셨다.
가득한 해물과 시원한 국물이 환장하게 맛있다. 소주가 그리웠다.




배를 쓰다듬으며 밖으로 나와보니 저멀리 시내 쪽이 요란스럽다.
그러고보니 13일부터 통영에서 한산대첩축제라는 게 열리고 있었다.
마침 축제 때 오다니 운도 좋지. 날씨에도 좀 운을 나누어주면 좋으련만.




지도에 문화마당이라고 표시된 지역에서 한창 축제가 진행중이었다.
슬리퍼를 질질 끌며 근방을 배회하고 있자니 거북선을 발견했다.




원래 한강에 있던 것을 2005년에 한산도를 거쳐 이곳으로 옮겨왔다고 한다.
내부에 들어가면 거북선 구조에 대한 설명과 기타 관련 자료들도 볼 수 있다.




거북선 앞의 장군님.




우리에게 익숙한 장군님.




이외에도 장승 만들기나 탁본 뜨기 등 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이것저것 둘러보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갑자기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다행히 비는 금새 그쳤고 가까이 있는 중앙시장으로 향했다.
축제에 몰린 사람들 덕분에 난장판이 된 도로정리에 여념없는 경찰들이 보인다.
사진에는 옹기종기 앉아 한가해보이지만(...) 이리저리 바쁘게 고생하고 있었다.




중앙시장의 모습. 뒤로는 활어시장도 있다.




중앙시장을 나와 다시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아니나 다를까 멈췄던 비가 다시 한방울 한방울 떨어지더니
오래 지나지않아 빗방울은 폭우로 변해 나를 후려쳤다, 하늘이시여(...)

by 뇌세척 | 2008/08/19 12:14 | 소도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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