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미성(3) 북방수호전


2.
이틀 후, 백 명의 도적이 사가촌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소화산의 도적은 전부 얼마나 되지?"

사진은 저택에 모인 청년 중 하나에게 물었다. 소화산에 도적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이상 자세하게 알려고는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백오십에서 삼백이라고 합니다."
"흠, 조금 줄었군."

예전에는 사백에서 오백으로 알려졌다. 사가촌에도 곧잘 나타났지만 대부분 마을 사람들이 단결해서 쫓아냈다.
사진이 혼자서 십여 명을 쓰러뜨린 이후로 도적은 사가촌에 접근하지 않게 되었고 사진도 관심을 잃은 것이다.

"주무, 진달, 양춘 세 사람이 새롭게 우두머리가 되고서 사람 수는 줄었어도 강해졌다고 합니다, 도련님."
"백 명으로 사가촌을 지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나.

사가촌의 젊은이를 모아도 삼백은 된다. 하지만 무기 쓰는 법을 모르는 자가 대부분이었다. 가벼이 봤는지도 모른다.

"대단하구만, 사진 님."

노지심이 나서며 말했다.

"이건 사가촌의 싸움입니다. 노지심 님은 부디 안전한 곳에 머물러 주십시오. 난전이 되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까요."
"걱정할 필요는 없네. 이래뵈도 다소 재주는 있으니."
"그렇군요."

사진은 그 이상 굳이 말하지 않았다. 노지심이 상당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사진은 마을의 광장에서 적을 요격하기로 했다. 그러는 편이 논밭을 망치지 않고 끝난다. 마을 사람을 셋으로 나누어 도적이 접근해올 방향만 열어두었다.

"백 명을 이끌고 있는 게 진달입니다."
"우두머리 중 하나가 나왔다는 거로군."
"점강창(點鋼槍)이라는 보통 쇠가 아닌 강철로 된 창을 쓴다고 합니다."

도적에 대한 정보는 어느 정도 마을에도 들어와있는 것 같다.
말을 끌고 나왔다. 마음이 잘 통하는 말이다. 생각해보면 왕진이 떠난 뒤로는 말만을 친구로 삼아왔던 것 같다.

"무술뿐인 사내인가."

사진은 중얼거리며 말에 올랐다.
도적의 무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통제되는 움직임이다. 지금까지의 도적과는 어딘가 다른 것 같다. 말을 타고 있는 건 6기. 보병은 2대로 나뉘어서 질서 있게 움직이고 있다.

"사가촌 사람들에게 전한다."

말탄 사람 하나가 다가와서는 큰소리로 말했다.

"우리는 이 마을을 공격하러 온 게 아니다. 화음현(華陰県) 관소로 가려는 것이다. 이 마을은 지나려 할 뿐이니 쓸데없는 싸움은 피하고 싶다."

"도적 따위가 말은 잘하는군."

사진은 말을 몰아 앞으로 나갔다.

"지나가게 했다가는 이 마을도 소화산의 일당으로 간주될 수 있다. 그러니 지나갈 수는 없어. 소화산으로 돌아가라."
"무슨 일이 있어도 소화산과 한판 해보겠다는 건가?"
"도적은 산에서 얌전히 지내도록 해라."
"후회할 거다, 구문룡."

말은 동료들에게로 돌아갔다.
보병이 산개하기 시작했다. 역시 통제된 움직임이었다. 다만 앞으로 전진할 수는 없다. 이 이상 전진하면 세 방향에서 공격을 받게 되는 것이다.
말 한 기가 돌출해왔다. 창끝이 여름의 태양빛을 반사하고 있다. 제법 뛰어난 자라는 것은 보는 것만으로 알 수 있었다. 사진은 천천히 말을 앞으로 몰았다.

"도간호(跳間虎) 진달이 구문룡의 실력을 시험해 주마."

대장이 나온 듯했다. 진달에 맞춰서 사진도 말을 몰았다. 말이 마주쳤다. 우선은 사전 탐색이었다. 사진은 정면으로 찔러들어온 창을 봉을 휘둘러 쳐냈다. 날카로운 움직임이다. 하지만 정면에서란 점에서 진달 역시 사진의 실력을 가늠해보려 함일 것이다.
2합째. 창끝이 빠르게 움직이며 사진의 봉을 피하려 했다. 서로 맞부딪치지 않고 3합째에 들어갔다. 사진에게는 진달의 창의 빈틈이 보였다. 다음 순간 창과 봉이 맞부딪쳤다. 창에 걸린 힘에 맞게 봉을 휘감아 쳐올리자 공중으로 날아오른 창이 번쩍이며 빛을 발했다. 진달은 도저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걸 올려다보고 있었다.
말을 돌렸다. 진달에게 칼을 뽑을 틈은 주지 않았다. 봉으로 진달의 몸을 찔러 다음 순간에는 한쪽 어깨에 둘러매고 있었다. 둘러맨 채로 천천히 말을 돌렸다. 마을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른다.
도적들은 일제히 후퇴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진달을 지면에 내던지고 포박하도록 했다.
포박된 진달은 저택의 정원으로 옮겨졌다. 노지심이 사진을 보며 미소지었다. 사진은 그가 어디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역시 왕진 님의 직제자로군. 저 창을 감아올려 쳐내다니 기가 막힐 따름일세."
"보고 계셨습니까?"
"옛날부터 구경하는 건 좋아했거든. 혼자서 도적을 쫓아버린 것이나 다름없잖은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다른 두 명의 두령이 어떻게 나올지 말이죠."

마을 사람들은 다시 이전과 같은 경계 태세를 취하기 시작했다. 저택의 정원에는 열명 정도의 소작인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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