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지폭성(7) 북방수호전

3장.

경조부(京兆府)를 나섰다.
의외의 인물을 만난 노지심이 소리를 질렀다.
조개였다. 일행도 두 사람 있는데 그중 한 명은 완소오(院小五)였다.

"오오, 노지심인가. 창주에 있다고 들었는데 벌써 경조부라니. 역시 대단하군."
"조개 님도 이런 곳까지 오셨군요."

노지심은 말에서 내린 조개와 마주 보고 섰다. 송강보다는 크지만 노지심보다 작다. 그럼에도 노지심은 역시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오용(具用)이라 하네. 동계촌에서 서당(私塾)을 열고 있어. 완소오는 알고 있는 것 같군."

노지심은 오용과 인사를 나눴다. 완소오는 고개를 숙인 채 웃음을 참고 있다.

"어디 가서 술이나 하세, 노지심."
"저는 지금부터 무송(武松)이라는 자를 만나봐야 해서요."
"무송 말인가. 송강에게서 들어본 적이 있네. 나도 만나보고 싶군."
"그럼 묵으시는 곳을 알려주십시오. 밤이 되어야 할 것 같지만 제가 무송과 함께 그곳으로 가죠."
"잘 됐군. 나도 그때까지 경조부에서 볼일을 끝내두겠네."

오용이 여관의 이름을 말했다.
노지심은 말에 올라 떠나가는 조개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배웅했다. 빠져들 것만 같은 등이었다.
무송과는 외성(城外)의 절에서 만나기로 했다. 무송은 서경하남부(西京河南府)(낙양) 근처에 있었을 테니 편지도 읽었을 것이다.
절에서 1각(30분) 정도를 기다렸을 무렵 등에 작은 짐을 얹은 무송이 나타났다. 무송의 우락부락한 얼굴에서 웃음이 흘러나왔다.

"형님 얼굴도 변했구려."

손을 어루만지며 무송은 다시 한번 웃었다.

"송강 님은 잘 지내시죠?"
"조개라는 사람과 손을 잡았어. 그래서 많은 것들이 점차 커져가고 있지. 너도 송강 님 곁에 있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그걸 의논했으면 싶어."
"고향에 한번 돌아가 볼 생각이오. 그러고 나선 늦으려나?"
"아니, 알고만 있으면 됐다. 각지의 도적들에게 이름이 제법 알려진 것 같던데."
"강단 있는 놈들은 별로 없소. 도적질하는 놈이 대부분이고 관리에게서 도망갈 생각은 해도 대들려는 놈은 없지."

절 인근의 찻집으로 들어갔다.
노지심은 조개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소금길에 대해선 자세히 이야기했다. 전쟁이 벌어지면 그건 목숨줄이 될 테니까.

"조개라는 사내는 믿을 수 있는 거요?"
"송강 님은 숙명적인 벗이라고 말하고 있어."
"하지만 형님. 송강 님은 사람을 좀 쉽게 믿는 분 아니오. 그게 좋은 거지만."
"믿을 수 있을지 어떨지는 네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 지금 경조부에 와있으니까."
"와우."
"오늘 밤 술자리는 조개 님과 함께 할 거다. 늦기 전에 네가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들어보자."

무송은 등에 짐을 짊어지고 전국을 떠돌고 있었는데 특히 도적들의 동향을 조사하고 있다. 관리에게 대항하여 도적이 된 자도 있으니 정부와의 싸움에서 도움이 될 가능성도 있다. 도적은 각지에 흩어져 있는데 대규모가 되면 산에 성채(砦)를 쌓기도 한다. 관리인 송강은 성에서 그다지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에 그들과 호의를 맺어두는 것은 노지심이나 무송의 일이었다.
송강은 실로 가지각색의 사람을 모으려 하고 있었다. 거기엔 반드시 무예가 뛰어난 자들만 모이는 것은 아니다. 계산을 잘하는 사람, 잘 걷는 사람, 잘 뛰는 사람, 뭔가 만들 수 있는 사람, 의사, 말을 잘 다루는 사람.
노지심이 알고 있는 한, 조개 역시 똑같이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조개에게는 소금길이라는 거대한 것도 있다.
그것을 생각하고 있으면 두 사람이 어떤 싸움을 그리고 있는 것인지 희미하게나마 보였다.
한두 번 주(州)나 정부군과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다. 십 년 이십 년에 걸쳐 정부와 싸워 그것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그렇기에 노지심이 한결같이 돌아다니며 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무송도 마찬가지다.
조개는 보정(保正)이란 입장상 송강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었다. 조개 역시 각지에 사람의 고리를 넓히려 하고 있는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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