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와의 삼국지 일문일답 (6) 영웅삼국지

Q. 삼국지와의 만남은 언제쯤이셨나요?

A. 난 중학생 때 처음 읽어본 거 같아요. 용서할 수가 없었죠. 재미있긴 했지만 용서가 안됐어요. 대학생이 되고서 다시 읽어봤지만 역시 용서가 안되더군요. 유비가 우는 걸 용서할 수가 없었어요. (웃음) 울고 기절하는 거 말입니다. 젓가락을 떨어뜨렸다던가 뭐던가 하는 정도로 말이죠. 펑펑 눈물을 쏟거나 기절하거나, 뭐 중국 특유의 과장된 표현일까 생각했지만요.
왜 용서할 수 없느냐고 하면 이야기가 전체적으로는 재밌어요. 그래서 글쓴 방식 하나하나가 용서가 안되더군요. 장비 역시도 마찬가지고요.몇 번이나 술 마시고 실패해서 자신이 모시는 주인의 아내가 포로가 되고, 지키겠다던 성은 빼앗겨버리고, 그래도 와선 울면서 사죄하면 유비가 울지말라며 일으켜세우고...그런 건 용서가 안될 만도 하죠. (웃음) 이런 큰 실수를 저질렀다면 이건 이미 목이 날아갈 만하잖아요.


Q. 실제로 유비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A. 정사의 유비를 분석해보면 교활해요. 무척 교활하게 행동하고 있죠. 단순한 짚신장수가 중산정왕의 후예라던가 하면서요. 중산정왕의 후손이라면 유 씨 성만 붙이면 거진 다 그렇거든요. (웃음) 그리고 도적 같은 일을 하면서 동료를 늘려가고 용병처럼 움직이면서 승자 쪽에 붙거나 하면서 조금씩 힘을 길러 운 좋게 형주를 손에 넣게 되죠. 이건 적벽 전투가 컸어요. 적벽에선 주유가 조조를 이겼죠. 삼국지연의에선 제갈량의 군략으로 이긴 것처럼 써놨지만 실제로 조사해보면 전혀 관련이 없어요.
삼국지연의를 읽은 주덕(朱徳)이란 멍청한 정치가가 있었습니다. 중국 공산당의 거물이죠. 이 각료(閣僚)급의 거물이 의회에서 "그때 왜 추격하지 않은 거지?" 하고 말했어요. "관우는 왜 조조를 놓친 건가." 하고요. 그런 말을 했다가 "그건 소설이잖아." 란 말을 들었어요. (웃음) "역사와는 전혀 다르겠지." 하고 말이죠. 주덕이라는 수상급까지 갔던 사람이 바보 취급을 당했던 그런 얘기가 있어요.
아슬아슬하긴 했지만 유비는 적벽에서의 승리로 상승운을 탔습니다.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도 있죠. 상승운을 탄 덕분에 형주의 상당 부분을 손에 넣었고 병력을 키웠어요. 그때 익주를 노리게 되죠. 그때부턴 덕 같은 게 아니에요. 이제 전력으로 빼앗는 거죠.
제 소설에선 그다지 쓰지 않았지만 현실에선 꽤나 풍족했던 익주는 유비군이 들어가면서 크게 피폐해져요. 예를 들어 5~6만의 군대가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3~40만의 사람을 먹여살려야만 하는 거죠. 병사 1명만 있는 게 아니라 가족 같은 게 전부 따라오니까요. 병사는 병사만으로 존재하는 게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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