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지폭성(3) 북방수호전


"뭐?"
"내 눈앞에서 죽어 보이면 이 고기를 주지. 죽은 뒤에 이 고기를 먹는 건 제법 어렵겠지만 말이야."
"이 새끼가, 죽여버린다."
"착각하지 마라. 네게 죽으라고 말하고 있는 거다. 거기에 네 실력으로는 날 절대 이길 수 없어. 네 꼬락서니를 봐라."

사내가 고개를 숙이더니 다시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노지심은 내던져진 사내의 칼을 들어 고기를 두 조각으로 잘랐다. 사내를 단단히 묶었던 띠도 풀어주었다.

"이름이 뭐냐?"
"포욱(飽旭). 다들 날 상문신(喪門神)이라 부르며 두려워해"
"너 같은 얼간이가 어디가 무섭다는 거야."
"내가 마음만 먹으면."

거기까지 말한 포욱이 고개를 수그렸다.

"먹어라, 포욱. 먹고 나면 내 종자가 되는 거다. 종자가 되고서는 무척 괴로울 거야. 잘 생각해보고 먹으라구."

포욱이 고기에 손을 뻗었다. 고기를 입에 물더니 순식간에 다른 한 덩이의 고기마저 먹어치웠다. 노지심은 남은 고기도 내밀었다.

"네 몫은?"

포욱이 말했다. 사악하긴 해도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까지 잃어버리진 않은 것 같다.


"난 어제도 먹었다. 그리고 굽지 않은 고기는 더 있으니까 사양 말고 먹어. 단, 봐주는 건 여기까지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포욱은 고기를 물었다. 입 주변이나 손가락이 기름으로 번들거리고 있다. 어지간히 배가 고팠던 모양이다. 호리병의 물도 던져주었다.
​먹는 게 끝나자 포욱은 정성껏 손가락에 묻은 기름을 핥더니 소매로 입 주위를 문질렀다.
노지심은 누워 눈을 감았다. 잠들진 않았다. 잠시 후, 포욱의 커다란 코 고는 소리가 들려왔다.

1장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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