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지폭성(1) 북방수호전


지폭성(地暴星)

노지심은 먼저 북경대명부로 들어갔다.
노준의가 있기에 정보를 남길 장소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대종에게서는 파발꾼 두 사람을 빌렸다. 강주 감옥에 있던 죄인들이었는데 형기(刑期)가 끝나자 파발업에 들어온 자들이다. 뜻에는 상관없이 그저 자신을 위해 일할 자를 선택한다. 그리고 돈만 준다면 어디든 간다. 사람을 찾거나 소문을 모으거나 하는 일은 무난히 해낸다.
노준의는 숙소를 잡고 노지심을 기다리고 있었다.

"임충 일이 있고 나서 개봉부에서 화화상은 수배 상태니까 말일세. 게다가 외모도 눈에 띄어서 틀릴 리도 없지."
"임충 이전에 왕진이란 사내가 있었소, 노준의 님."
"금군 무술사범으로 천하제일이라 불리었으나 경조부(장안) 여영 장군의 반란에 연루되어 개봉부에서 도망친 그 왕진 말이군."
"여영 장군의 반란이 사실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소. 허나 왕진에 대해서 말하자면 반란 같은 것과는 인연이 없는 사내였소."
"허나 만나보고 싶은 거로구만."
"신경이 쓰인다오. 그런 사내가 있는 법이지. 여기서 정보를 얻는다면 도움이 될 거요. 그렇지 않으면 운성을 돌아야 할 판이거든."

노준의가 품에서 잘 싸둔 물건을 꺼냈다. 은 백 냥은 될 것 같다.

"여비라기엔 너무 많구려."
"공작을 위한 돈이라고 생각하게나. 지금까지처럼 말로서만이 아니라 돈이 말을 해주는 경우도 있을 터이니. 소금길에서 모아둔 돈일세."
"고맙소이다."

돈이 있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적은 몇 번이나 있다. 대종의 부하만 해도 돈을 받는 만큼만 일하는 것이다. 노지심의 세계가 점점 넓어졌다.

"송강 님도 그러하겠지만, 노지심. 영웅이란 건 세세한 건 생각하지 않는다네. 조개 님도 돈 같은 게 필요할 적엔 어디선가는 들어온다고 그리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노준의 님이 고생인가."
"뭘, 노지심의 고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몇 년이나 제국을 돌아보고 있잖나."

사람을 찾는 게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해왔다. 전국을 돌며 수행하는 승려 등에 비하면 아직 그 정도로 걸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도적에서 관리까지 얼굴을 익혀둔 자는 수도 없이 많다. 이거다 싶은 사람도 몇 명이나 만났다.

"그래서, 내게 노지심에게 전해줄 정보 같은 게 들어와있네만."

노준의가 내민 것은 2통의 편지였다. 왕진의 행방을 찾아보고자 보낸 두 사람에게서 편지가 온 것이다. 두 사람 모두 찾아낼 수 있었던 모양이다.

"연안부로 갔다가 방주(坊州)의 자오산(子午山)인가."
"깊은 산속이로군."
"그런 곳에서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 그 사람답다고도 할 수 있소."

술이 나왔다. 북경대명부에 있을 때는 항상 그런 것인지 연청이 붙어 있지 않았다. 노준의와 둘이 마주 보고 술을 마시는 것은 처음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내가 있구만. 그 파발을 지휘하는 자."
"대종 말인가. 옥리(牢役人)를 해주고 있어서 지금으로선 도움이 된다오"

"송강 님께 모여든 사내들은 다들 재미있는 것 같아. 청주에 있는 화영이라던가. 저런 진짜 군인 같은 군인이 온 마음을 쏟게 만든 송강이라는 사람도 재미있지. 처음 송강 님을 만났을 때 한없이 다정함과 거대한 무언가를 느꼈네. 그건 인물을 가려내보리라 생각하던 내게 모든 걸 잊어버리게 만들 정도로 압도적이었지."
"난 조개 님에게 그랬다오. 그저 두들겨 맞았지."
"두 사람 모두 범인(凡人)에겐 없는 걸 가지고 있어. 그런 거겠지."
"범인은 그저 바쁘게 돌 수밖에 없는 거 아니겠소."
"그런 건 말하지 말라고."

노준의가 소리 내어 웃었다.
맛있는 술이었다. 노지심은 술만 좋은 게 아니라 함께 떠드는 상대도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출발은 내일인가, 노지심?"
"그렇소. 노준의 님께 편지 하나 부탁드리고 싶구려. 파발꾼이 찾으러 올 거요."
"알겠네. 돈은 건네두지."

방랑 중인 무송을 붙잡고 싶었다. 송강에게서 여행을 떠났다고 듣긴 했지만 슬슬 운성으로 돌아와 주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서쪽으로 가는 거로군?"
"그렇소, 산속을 지나서."
"가도를 고르진 않는 건가?"
"산속에서 마주치는 것에도 여러 가지가 있소. 지금까지도 노숙이 많은 여행을 해왔지. 내겐 이쪽이 맞는 것 같소."

그리고나서 완씨 삼형제 이야기 등을 했다. 바로 얼마 전에 그 모친을 만났지만 지금은 병으로 몸져누워서 완소칠이 곁에 붙어있다고 한다.

"표자두 임충은 벌써 창주 감옥에 있나?"
"탈옥하게 되면 다시 시진의 힘을 빌릴 거요."
"만나보고 싶군. 천하제일의 창이 아닌가."
"창으로만 겨룬다면 왕진과도 호각일 거요."

호송되는 사이 체력을 회복시켰다고는 해도 감옥의 생활은 임충에게 고통스럽겠지. 개봉부 지하 감옥에서 살아나온 것도 좀처럼 없는 일이다. 게다가 20회의 태형을 받고서 제대로 된 식사도 하지 못한 채 끌려갔다.
임충은 지금으로선 고통스러운 쪽이 나을 지도 모른다. 임충 스스로는 부정했지만 노지심은 언제부턴가 그가 아내 장람을 사랑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 그 아내가 참혹한 죽음을 맞은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일찍, 노지심은 북경대명부를 나와 서쪽으로 향했다.

덧글

  • 2019/07/28 22:30 # 답글

    오 무송도 등장 하려나요..!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_ _)
  • 뇌세척 2019/08/02 00:42 #

    이놈의 무송은 어딜 자꾸 싸돌아다니는지 등장할듯 말듯 안하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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