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웅성(6) 북방수호전


"그 사내가 나서면 사람을 끌어들이는 게 있어. 이름 없는 백성까지도 말이야. 송강 님이 품은 뜻과 인품으로 우리를 이끌었다면 조개라는 사내는 그것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거지."
"게다가 소금을 확보하겠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있는 거로군."
"그건 주위에 있는 사람이 하고 있겠지. 조개라는 사내는 극단적으로 말해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는 얘기일세. 조개를 본 것만으로도 사람은 꿈을 가지게 되니까."
"알겠네. 나도 언젠가는 만날 수 있겠지."
"서로가 동지 모두를 알고 있는 건 아니지만 조개의 이름을 대는 것으로 도움은 될 거야. 나도 송강이라는 이름을 대는 자는 도와줄 생각이니까. 새로운 동지에 대해서 할 얘기는 이 정도라네."

양고기와 채소를 삶은 음식이 나왔다. 임충은 술잔을 들이켰다. 한 잔뿐이었지만 술이 몸속을 헤집어놓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그렇고 자네가 강주로 갈 뻔한 얘기네만."

임충은 양고기를 집어 입에 넣었다.

"감옥에 들어가 있는 도적들 가운데 정부에 반란을 꾸미던 자들을 색출하고 있어. 대종의 말로는 그게 명확히 이뤄지진 않는 것 같더군. 마침 정부는 자네를 단순한 살인범이라 생각하지 않으니까 말이야. 자네를 감옥에 집어넣으면 모여들 죄수들 중에 그 반란을 꾸민 자가 있으리라는 생각이겠지."
"그런가. 이부가 생각했을 법하군."
"정부는 강주나 창주의 감옥을 생각한 것 같은데 옥리로 있는 대종이 개봉부로부터 연락을 받았네. 다행히 강주 감옥에 동지는 없지만 반란 분자가 제법 섞여있다고 개봉부에 답한 것 같아. 자네를 보내겠다는 통보가 한번 들어간 것 같더군."
"그래서 남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건가."

파발업을 하고 있는 대종은 강주의 옥리이기도 하다. 동지들 간의 연락은 대종에게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튼, 자네 호송이 결정되었다는 정보가 갑작스럽게 나왔다는 거지."
"지하 감옥에선 여러 달 동안 방치되어 있었어. 그래서 위로 올라간다 싶더니 사흘째는 개봉부를 나가고 있었지."
"위주(渭州) 감옥에는 공손승(公孫勝)이라는 동지가 있어. 이쪽도 지하에 있는 게 아닐까 송강 님이 걱정하고 계시더군. 일단 자넨 지하에서 나왔으니까."

이부는 정상적인 재판을 받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자신을 계속 이용하려는 생각이었으리라 임충은 생각했다. 그래서 고구가 죽이겠다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던 게 분명하다.

"창주에도 뭔가 알아봤을 거야. 난 역시 반란 분자를 끌어내려는 게 아닌가 싶지만 말이지. 창주 쪽에 자네가 이용 가치가 있다는 얘기야, 임충."
"반란을 꾸민 자가 있는 건가?"
"동지는 없네. 허나 밀주에서 대규모의 소금 강탈로 인해 정부의 눈이 북쪽으로 향해 있지."

양고기는 오랜만이었다.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맛있게 느껴지는 고기를 보며 임충은 살아있다는 것은 비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네가 다시 한번 감옥에 가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서지만, 실은 감옥 안에 있는 한 사람을 탈옥시켜줬으면 하네."
"동지는 없다고 하지 않았나?"
"동지는 아니야. 지금으로선 말이지. 의사라네. 침술부터 뜸, 약초, 상처의 절개까지 뭐든 능숙한 자야. 원래 강남(장강 남쪽) 사람이지만 약초를 구하러 여행을 왔을 때 송강 님을 만나 것 같아. 동지로 삼고 싶네. 그래서 자네 일은 탈옥 뿐만이 아니라 그 사내를 동지로 삼는 것부터 시작일세."

임충에겐 의사라는 발상이 없었다. 전쟁이 벌어지면 확실히 의사가 필요해진다.

"그 사내는 뭘 한 거지?"
"아무것도. 북경대명부에서 높은 관리의 전속 의사에게 미움을 샀어. 별 효과가 없는 약은 비싸게 팔고 효과가 있는 약은 싸게 팔았거든."

"강남에서 북경대명부까지 와서 약초를 찾는 건가."
"좀더 북쪽으로 가려고 했는지도 모르지. 의술에 관한 일이 되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는 바보란 얘기야. 창주의 뇌성(牢城)에 있다는 건 시진에게서 얻은 정보인데 송강 님이 무척 솔깃해했지."
"알겠네. 해보지."

해야만 하는 일이 있다. 그것은 지금의 임충에게 있어서 무척이나 바라던 일이었다. 그것으로 뭔가를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더 북쪽으로 여행을 할 거야. 나도 동행하면서 관리들이 허튼짓 못하게 할 테니 그동안에 체력을 회복시켜두라고. 창주가 가까워지면 시진이 마중을 나올 걸세. 자네를 시진에게 넘겨주고나면 내 일은 끝이야. 탈옥한 후에도 시진이 모든 준비를 해줄 거네."
"고맙군, 동지란."

감옥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런 표현은 하지 않았다. 지하의 어둠 속에서 지낸 여러 달이 분명 자신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뜻까지 바꿔놓지는 못했다.

"내가 같이 탈옥할 사람의 이름은 뭐지?"
"안도전(安道全). 서른 살 정도로 자네와 비슷할 거야."

덧글

  • 최강조운 2019/06/09 23:35 # 답글

    수호지랑은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달인전을 보고 있는데 후기 만화를 보는데 킹곤타 선생이 첸웬 선생 추모 전시회를 갔다온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냥 대만 만화가인가 보다 싶었는데 첸웬 선생이 우리에게도 유명한 정문삼국지의 정문 선생이더군요.
  • 뇌세척 2019/06/11 00:00 #

    정문 삼국지는 정작 해본 적은 없는데 일러스트만 여러 의미로 뇌리에 남아 있어요.
    코에이 이미지에 너무 익숙해진 감이 있어서 오히려 특이하니 좋네 싶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그나저나 달인전? 이게 뭘까 싶었는데 이런 재밌어 보이는 책이라니, 감사합니다. ㅎㅎ
  • 최강조운 2019/06/11 00:08 #

    아아 뇌세척님도 모르셨군요. 시기는 킹덤이랑 많이 겹칩니다. ㅋㅋ
  • 최강조운 2019/06/11 00:09 #

    보시고 간간히 포스팅 해주시면 추천인으로서 영광이죠.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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