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웅성(5) 북방수호전

"호송 관리가 있는 걸 보면 난 창주(滄州) 감옥으로 가야만 하는 것 같군."

탈주시킬 생각이었다면 관리들을 때려눕혔을 때 했을 것이다. 창주의 감옥에는 송강이 생각해둔 뭔가가 있는지도 모른다.

"서두를 일은 아니야. 그 얘긴 나중에 하세. 자네가 감옥에 들어가 있던 동안에 있었던 일부터 얘기하지."

가능한 극적인 것을 듣고 싶었다. 그것으로 어느 정도 장람을 잊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장람을 비참하게 죽인 것은 자신이다. 자신의 아내가 되지만 않았더라면 고구에게 능욕을 당하지도, 죽지도 않았을 것이다.
사랑해서 아내로 삼은 것이 아니다. 아내로 삼고서도 육욕(肉欲)의 대상일 뿐이라고 스스로를 믿게 하려고 했다. 그래서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저 정욕(情欲)에 취해 그녀를 품어온 것이다.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은 감옥에 들어갔을 때였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이 무슨 둔감함인가 싶었다.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것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동계촌의 조개라는 보정을 알고 있나, 임충?"
"탁탑천왕이라 불린다는 그건가. 이름만이라면 들어본 적이 있지."
"그 조개의 일파와 손을 잡았어. 다시 말해 동지라는 거지. 송강 님은 조개와 이미 몇 년 동안 친하게 지내신 거 같더군."
"일파라고 했나, 노지심?"
"혼자가 아니야. 조개에게는 유력한 동지가 몇이나 있네. 그 가운데 내가 만난 사람이 북경대명부의 상인 노준의. 그의 종자인 연청. 휘하에서 일하고 있는 완소오. 완소오에겐 소이란 형과 소칠이란 아우가 있지. 그리고 또 창주의 명족인 시진(柴進). 그 밖에도 상당한 숫자의 동지가 있는 것 같아."
"전국에 그물을 펼쳐놓은 건가?"
"그런 방식과는 조금 다르네. 조개가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는 건 우선 소금길을 파고드는 거지. 이미 노준의가 여러 개의 어둠길을 만들어서 상당량의 소금을 움직이고 있어."
"과연 그렇군. 7천 석의 소금이란 그거였나."
"어느 정도는 알고 있는 것 같군. 7천 석의 소금을 빼앗은 건 어둠길 입구를 맡고 있는 자에게서 군대나 관리의 눈을 돌려놓기 위함이었다는 얘기지. 7천 석의 소금은 개봉부에도 충격을 줬겠지만 소금은 전부 바다에 버렸다고 하더군."
"조개는 염적의 우두머리인가."
"그 역할은 노준의가 맡고 있어. 조개는 각지에서 도적들을 움직이고 있지. 허나 그것 역시 일시적인 모습이라고 봐야 할 거야. 송강 님이 시치미 떼고 관리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지."

술이 나왔다.
노지심이 임충의 잔에 술을 따랐다. 오랜만의 술이었지만 절실하게 마시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다른 방에서는 호송 관리들이 술을 마시고 있는 것 같다.
노지심은 자신의 잔에도 술을 따르고는 한잔 들이켰다.

"모두 같은 뜻을 지니고 있어. 그러한 동지가 운성 바로 옆에 있었다는 거야, 임충. 송강과 조개 이 두 사람이 만난 것은 운명적이었다는 생각이 드네."

노지심이 그렇게까지 말하는 조개는 어떤 사내일까.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개봉부를 나오고서 임충은 처음으로 흥미가 일었다.

"조개와 처음 만났을 때 난 온몸이 떨렸어. 그야말로 영웅. 그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지. 조개를 동지로 삼은 것으로 송강 님의 뜻을 실현하기에 더욱 가까워졌을 거야."
"그야말로 영웅,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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