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웅성(4) 북방수호전


"미안하군. 따라잡는 게 늦었어."
"천만에. 딱 좋을 때 와줬네, 화화상."
"개봉부 남쪽에서 기다리고 있었다네. 북쪽으로 갔다고 들었을 땐 꽤나 당황했지."
"내가 살아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
"몰랐네. 대종이 보낸 사자에게서 듣고 알았지만 자네는 강주(江州)로 호송될 예정이었어."

노지심은 호송 관리의 허리에서 열쇠를 꺼내 수갑과 목에 쓴 칼을 풀었다.

"운성의 송강 님도 사자를 통해 처음에는 그렇게 말했네."
"운성이라고?"
"그래."
"송강 님은 운성으로 돌아오셨나?"
"아니, 계속 운성에서 움직이지 않았네. 난 이동하는 편이 좋다고 권했네만. 자네가 결코 토설할 리 없다고 믿는다고 했지."
"말도 안 돼."
"표자두 임충을 믿지 못하면서 뭐가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거냐고 말했다고. 한번 내뱉고 나면 누구보다도 소고집이거든."
"그런가. 송강 님은 운성을 떠나지 않았던 건가. 늘 그렇지만 눈물 나게 하시는군."
"그보다 배고프겠군, 임충. 어디 가서 고기라도 먹자고."
"잊어버렸어. 내가 살아있다는 것도 잊어버린 것만 같아."

노지심은 기절한 2명의 관리의 급소를 찔러 숨을 돌리게 했다. 노지심의 큰 몸집에 두 사람은 겁에 질린 듯했다.

"이 앞의 여관에 가서 당분간 임충을 쉬게 하겠다. 걱정 마라. 돈은 있으니까."

물만 마시고 임충은 걷기 시작했다. 맨발임을 눈치챈 노지심이 관리의 허리춤에서 짚신 한 짝을 낚아채 빼앗았다.
여관까지 그리 먼 거리는 아니었다.
여관에 들어가선 먼저 죽 조금과 고기를 먹고 몸을 씻었다. 피부가 한 꺼풀 벗겨지는 듯한 느낌으로 때가 떨어졌다.
그리고는 편히 잠들었다. 눈을 뜬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노지심은 방구석에서 가만히 임충을 바라보고 있던 모양이다.

"자네, 금군부 지하 감옥에 갇혀있었던 건가, 임충?"
"그래. 빛이라고는 전혀 없는 어둠 속에서 눈이 더 잘 움직이게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네. 지독한 곳이었지만."
"잘 살아주었어."
"그곳에서 오히려 잘 된 건지도 모르지. 장람을 생각하고 있으면 참고 버티기 어려울 정도였으니까. 멀쩡한 곳이었다면 제정신을 잃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네."
"얼굴이 바뀌었군."
"뭐 됐어. 그건 그렇고 지금은 몇 월 몇 일인가?"
"이미 4월일세."

감옥에 6달 정도 있었던 셈이다. 그것이 길었던 것인지 짧았던 것인지 스스로는 잘 알 수 없었다.

"부인의 일은."
"그 얘긴 하지 말게, 노지심. 얘기한다고 해서 어떻게 될 것도 아니니."

노지심이 고개를 숙였다.
임충은 발의 상처를 매만졌다. 딱지가 생긴지 오래되지 않아서 떼어내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다. 태형으로 생긴 상처는 대부분 아물었다. 옷도 새 옷을 입어 기분도 조금 나아졌다.

"양고기를 주문해뒀네. 술도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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