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죄성(3) by 뇌세척


개봉부라는 곳은 어떻게 해도 정이 가지 않았지만 지리에 관해서 만큼은 훤히 꿰고 있었다.
내성 안에 있는 여관 거리로 가서 들었던 대로 숙소를 잡았다. 상인들이 많은 여관 거리이지만 매번 묵는 숙소는 달랐다. 얼굴을 기억 못하게 하기 위함이겠거니 완소오는 생각했다.
연청이 얼굴을 내민 것은 저녁 무렵이었다.
완소오는 이 흰 피부의 미남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너무 잘 생긴 것도 모자라 실력도 뛰어났기 때문이다. 항상 노준의 곁에 있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노준의에게는 아내가 있다. 북경대명부 교외의 작은 저택에서 하녀와 둘이서 살고 있는데 부부 사이는 좋지 않았다. 아내 대신 연청이 있는 것만 같았다.

"상국사 건은 잘 됐습니다. 전 한발 먼저 돌아왔지만 완소오 님은 여전하시네요. 기루 같은 곳에도 가지 않으시고."
"난 놀러 온 게 아니야. 사실 열흘이나 쉴 필요도 없고."
"운성으로 돌아가셔도 됩니다. 배를 쓰시면 엿새면 될 테죠."

그런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고 있다. 형제들이 보고 싶은 기분이 없는 것도 아니고, 필요하면 당연히 운성으로 돌아간다.

"상국사로 10석이 들어간다는 얘기, 사실인가?"
"이번엔 잘 팔릴 겁니다. 그보다 겨우 새 점포 허가를 얻었으니 잘만 하면 더 팔릴 테죠."

상국사에서는 한 달에 여러 번 시장이 선다. 큰 규모의 시장으로 거기서 구하지 못할 것은 없었다. 암염도 손에 넣을 수 있다.

"소금 장수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주인님께서는 자기(焼物)를 파실 겁니다."

그런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 노준의가 방으로 들어왔다. 연청이 바지런히 곁을 챙겼다. 노준의는 완소오가 보고 있어도 몸을 맡긴 채 태연하다.

"변하의 길도 거의 완성됐군."

연청이 다리를 주무르게 하면서 노준의가 말했다.

"석탄을 싣고 사주로 돌아가는 게 수고스럽겠지만 당분간은 자네가 없으면 안심이 안되네. 머지않아 하수(河水) 길처럼 만들 생각이네만."

하수에도 그림자 길이 있었다. 그쪽은 지금 사공과 노수 만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어떤 구조로 되어있는 것인지는 완소오도 알지 못했다.
노준의는 3개의 소금길을 만들었다. 사욕을 채우려는 것이 아니라 힘이 있는 자와 맞서기 위해서는 이쪽에도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 상대에는 황제도 있었다.
소금에는 들여오는 길과 팔아치울 길, 2가지가 필요했다. 대부분의 소금은 개봉부로 모이기 때문에 암염도 개봉부를 기점으로 하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개봉부에서라면 소금이 어느 정도 대량으로 흘러도 부자연스럽지 않다.
이 복잡한 움직임의 구조를 전부 아는 것은 아마 노준의 뿐일 것이다. 완소오는 얼마나 되는 사람이 연관되어 있는 것인지도 알지 못했다.

"변하 길이 가장 커져가고 있네, 완소오. 사주 쪽이 소금을 모으기 쉬워서지."

노준의는 개봉부에 들어오는 소금을 다루는 것뿐만 아니라 손에 넣는 것에서부터 깊이 관여하고 있었다. 제염소의 경비는 삼엄하지만 훔치거나 빼앗기도 했다.
밀조(密造)의 소금을 사들이기도 한다. 그 때문에 움직이는 것이 청주 청풍산(清風山) 패였다. 도적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적은 소금뿐이다.
이 나라에서 소금은 권력 그 자체였다. 힘을 키우는 것 이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연순(燕順)이 청풍산에 모은 소금을 사주까지 운반하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더군요."
"그것도 연순 쪽과 방법을 생각해야지."

청풍산에는 연순과 그의 의형제인 왕영(王英)과 정천수(鄭天寿)가 백여 명 정도의 부하들과 함께 머물고 있다. 화려하게 움직일 때는 도적으로, 소금을 얻으러 갈 때는 조용히 움직인다. 완소오가 생각하는 것 말고도 소금을 구할 방법이 있는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사주로 돌아가 석탄을 내리고 나면 연순과 만나게 된다. 석탄을 내리면 배를 안정시키기 위해 흙 자루를 싣게 되는데, 정해놓은 장소에서 정해놓은 양만큼의 소금을 싣는 것이다.

"난 이제부터 운성으로 갈 텐데 조개에게 뭔가 전할 게 있나?"
"신경 쓰이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2년 전, 조개 님 댁에서 나라에 대해 쓴 책 같은 걸 본 적이 있어요. 어제 제게 그것과 같은 걸 주려던 중이 있었습니다."
"허어, 책이라."

제목 같은 것은 없고 그저 종이를 철해놓았을 뿐인 물건이었다. 조개의 집에서 읽은 것과 똑같다.

"노지심이란 이름을 댄 엄청난 덩치의 중이었습니다."
"그 사내인가. 그럼 적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네. 아직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조만간 동지가 될 사람이라고 생각해주게."
"노준의 님은 알고 계셨습니까?"
"작년, 이 개봉부에서 내게 접촉해왔네. 소금에 대해 신경 쓰는 것 같아서 나도 조사해봤지."
"변하의 소금 길은 간파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네. 소금에 대해 각별한 것 같았으니까."
"그렇다면 됐습니다. 죽여야 할지 어떨지 판단이 서질 않았으니까요."
"그래도 죽이겠다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면, 완소오. 그 노지심이란 사내를 통해 사람들과의 관계가 넓어질 걸세. 난 그리 보고 있어."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고 하더군요. 저도 그런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만."
"운성의 관리 중에 송강이란 사람이 있다는 얘긴 했었지. 노지심은 그 송강과 무척 가까운 사이라네."
"사정이 있어서 개봉부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사정까지는 나도 잘 모르겠군. 노지심에게 소금 길을 들켰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만 알아두게."
"알겠습니다."

덧글

  • 2019/01/22 20:18 # 답글

    이 시점에서 이미 완소오와 연순, 노준의까지라니..
    작중의 글을 빌리자면 정말 어디까지 스토리가 연관되어 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정말; 굉장하네요 기타가타 겐조
  • Shine4ever 2019/01/25 19:31 # 답글

    무릇 나뉘어진 것은 합쳐지기 마련이며, 합쳐진 것은 나누어지기 마련이다.

    밍.확.찟.ㅋㅋㅋ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