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죄성(1) 북방수호전

천죄(天罪)의 별

뱃머리에 서있으니 역시 바람이 차가웠다.
완소오는 노와 같은 장단으로 천천히 상체를 움직였다. 개봉부를 나오고 15리 정도 나아갔다. 거슬러 올라간다고 해도 이 주변의 흐름은 완만해서 노수(櫓手)에게도 편했다. 짐도 개봉부에서 내렸다. 변하(汴河)는 1400리(700 km)에 달하는 장대한 운하였다. 사주(泗州)와 개봉부를 잇는 가장 큰 수송로이다. 장강(長江)과 하수(河水)를 이어준다고 해도 좋을 법하다.
사주에서 소금을 싣고 도중에 그 토지의 또 다른 산물을 실어가며 20일에 걸쳐 개봉부에 도착했다. 다른 짐은 어쨌든 소금만은 개봉부에서 정한 부두에 내려야만 한다. 1척에 200석(약 1400kg)으로 관리가 자루의 숫자를 세고 가끔씩 생각날 때면 무게도 쟀다. 그렇게 사주에서 얻은 증표 옆에 겨우 또 하나의 증표를 얹는 것이다. 금군이 경비하고 있어서 개봉부의 백성들도 다가올 수 없고 뱃사람도 짐을 내려놓은 후에야 상륙할 수 있다.
완소오가 이끄는 3척의 배는 짐을 내려놓고 20리 정도 앞의 석탄장(石炭場)까지 더 거슬러 올라갔다. 돌아갈 적에는 해류를 타기 때문에 빈 배는 허용되지 않지만 거의 돌이나 다름없는 석탄을 배에 싣고 싶어 하는 자는 없었다. 다만 굳이 그걸 하겠다면 열흘의 계류가 허가되었다.
석탄장에 도착하면 먼저 뱃바닥의 흙 자루를 끄집어낸다. 거의 100석 정도인데 배의 안정을 위해 그걸 뱃바닥 중앙에 고정시켜 쌓는 것이다. 변하에는 해류가 빠른 곳이 있어서 그런 곳에서 배가 전복되는 것을 막아주는 게 뱃바닥의 흙 자루였다. 그러나 석탄을 짐으로 싣게 되면 뱃바닥까지 쌓기 때문에 흙 자루는 필요가 없다.
석탄장이 보이기 시작했다. 배끼리 묶고나서 완소오는 바로 흙 자루 내리는 일을 지휘했다. 석탄과 흙이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 석탄장의 바깥에 버리는 것이다. 거기까지가 뱃사람의 일이었다.
그러나 흙 자루는 버리지 않는다. 흙이라고 되어 있지만 사실 안에 들어있는 것은 소금이었다. 석탄을 싣고 사주로 돌아가면 또 흙 자루 쌓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그때 암염(闇の塩)을 쌓아 넣는 것이다. 다들 싫어하는 석탄 짐을 떠맡은 것은 그래서였다.
배에는 사공 외에 8명의 노수가 타고 있는데 3척의 배에 300석의 소금을 싣는다. 그리고 그것을 2대의 마차(太平車)에 옮겨 싣는다. 끌고 가는 것은 소 2마리로 석탄장을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 다른 마차와 교환하면 그것으로 일은 끝난다.
자루를 마차에 실을 때부터 완소오는 누군가 쳐다보고 있는 것 같은 기색을 느꼈다. 이 어둠길이 만들어진 지 2년째다. 아직 관리에게 의심받진 않았을 터. 불쾌한 느낌이 등 뒤로 이어지고 있다.

"열흘 후에 여기서 모인다. 그땐 술은 빼두고 오라구."

완소오는 사공과 노수들에게 항상 같은 말을 했다. 무거운 짐을 싣고 빠른 해류를 오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배는 쉽게 멈추지 않고 때로는 노도 잘 움직이지 않는다. 열흘의 휴식은 노수들이 그런 위험을 마다하지 않게 위함이다. 개봉부로 돌아가면 음식이나 좋은 여자 구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석탄이 아닌 편한 짐을 싣게 되면 쉬는 것은 이틀이었다.
완소오는 석탄이 배에 실리기 시작한 것을 확인하고 혼자 근처의 찻집으로 갔다. 양고기는 없고 돼지고기와 소고기만 있지만 완소오에겐 그것으로 충분했다.
덩치 큰 사내가 찻집으로 들어왔다. 그것도 중이다. 비어있는 탁자는 여기저기 있는데 완소오의 앞에 앉았다. 급사에게 주문한 것은 술뿐이었다.

"난 떠돌이 중으로 노지심이라 하네."

중이 제멋대로 떠들기 시작했다.

"사주의 배를 몰고 있더구만. 게다가 돌아갈 적엔 석탄이라."
"그게 어쨌다고?"

완소오는 돼지고기찜을 물어뜯었다.

"보통 염적(塩賊) 같진 않은데 말이야."
"뭐?"
"배를 안정시킬 흙 자루가 소금일 줄이야. 이래서야 관리도 눈치 못 채겠지."

완소오는 품의 단도를 손에 쥐었다. 물속에서 싸울 때는 짧은 칼이 유리하다. 그러나 여긴 물속이 아니었다. 덩치 큰 중에게도 베어버릴 틈 같은 건 보이지 않는다.

"기다려. 난 그저 이 나라의 소금에 관심이 있을 뿐이네. 특히 암염 말이야."

벌떡 일어선 완소오를 중은 큰 손바닥을 펼쳐들어 제지했다.

"날 정부의 밀정 취급할 생각은 말라고. 만약 그렇다면 이것보단 더 괜찮은 방법으로 접근했을 테니."

완소오는 가만히 중의 눈을 바라보았다. 인상은 범상치 않지만 눈에 사악한 빛은 없었다. 완소오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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