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포의 혼이여, 영원히 영웅삼국지

"조조!" 방천극이 조조를 향하고 있었다. 목 언저리가 무엇에 찔린 듯한 느낌. 자신도 모르게 목이 움츠러들었다. 한 번 더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여포가 이쪽을 향해 달려왔다. 몸에는 여러 개의 화살이 꽂힌 채로. 그래도 여포는 대부분의 화살을 방천극으로 쳐서 떨어뜨리고 있었다. 그가 온다. 조조는 그렇게 생각했다. 여포는 결코 죽지 않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등을 돌려 달아나고 싶은 충동을 조조는 필사적으로 억제했다.
별안간 여포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말이 화살을 맞아 쓰러진 것이다. 땅바닥에 굴렀다가 다시 일어선 여포의 몸에 수도 없는 화살이 박혀들어 갔다.

이 정도까지 오면 작가라는 자들은 등장인물을 이상한 방식으로 죽일 수 없다.
여포의 최후는 애마 적토와의 이별로부터 시작된다. 서기 198년, 그동안 여러 차례 검정 일색의 기마 군단에게 쓴맛을 봐온 조조가 대군을 이끌고 여포의 거성(居城) 서주의 하비성을 포위했다. 그 무렵, 여포에게 서주에서 쫓겨난 유비도 객장으로서 조조 휘하에 참여했다.
여러 날 동안의 치열한 야전(野戦)으로 여포의 기마대는 부상을 입은 상태였다. 그 싸움에서 적토 또한 다리를 창에 찔리는 빈사의 중상을 입었다. 여포는 강궁을 쥐고 성탑 높은 곳에 올라, 거기서부터 4백보 떨어져있는 조조의 본진을 향해 활을 당겼다.

"조조, 내가 지금부터 네놈 뒤에 있는 갑옷을 화살로 꿰뚫어줄 것이다."

날아간 화살은 조조 옆에 놓인 갑옷 가슴에 꽂혔다.
여포가 적진을 향해 화살을 쏘는 이야기는 "정사"에도 있다. 다만 이 장면은 아니다. 원술 휘하의 기령 장군에게 공격받게 된 유비를 돕기 위해 여포는 두 사람의 중재에 들어간다. 양측을 부른 연회 자리에서, 저 먼 건너편 문에 극(戟) 하나를 세워두고는 화살 한발로 명중시킨다면 싸움을 멈추고 돌아가라고 말한 뒤에 모두의 눈앞에서 명중시켰다. 여포는 이 무렵, 유비를 "우리 동생" 이라고 부르며 귀여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여포는 조조에게 진을 물리라고 말했을까? 그러지 않다.
여포는 상처입은 적토를 치료할 수 있는 사람으로, 유비의 치중대(수송부대)를 이끄는 무장의 이름을 말하며, 그를 보내줄 것을 요청한다. 말을 사육하는데 뛰어난 "성현고" 라는 청년도 내 창작이다. 여포처럼 이 청년도 말의 의사(意思)를 알 수 있다. 성에서는 치료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리자 여포는 성현고의 말을 믿고 적토의 목숨을 청년에게 부탁한다. 유비와 조조도 그 제안을 인정한다. 전장에서 애마의 목숨을 구하고자 하는 여포의 순진함에 감동 받은 관우와 장비는 떠나는 적토와 청년을 배웅하며 눈물을 흘린다.

"부탁이오, 여포 님. 내게 항복해주시오."

조조는 주위에서 말리는 것도 뿌리치며 여포에게 호소한다. 이것 또한 조조의 본심이었다. 그러나 여포는 대답한다.

"그만두시오, 조조. 사나이에게는 지키지 않으면 안 될 것이 있소."
"그게 뭐란 말이오?"
"긍지요."
"당신의 긍지란 무엇이오."
"패배하지 않는 것."

그러나 적토가 없는 여포의 운명은 이미 다해가고 있었다.
성현고와 함께 전장을 떠나 바닷가에서 요양하던 적토는 어느 날 갑자기 뒷발로 곧추서더니 바다를 향해 뛰어들어간다. 성현고는 적토의 이런 격정적인 모습을 보고, 여포가 세상을 떠났음을 알게 된다. "삼국지" 이야기에서 처음으로 지는 커다란 꽃.
이렇게 해서 나의 여포는 비로소 마음을 쉴 수 있었다.
덧붙여 말하면, 적토는 북방의 목장으로 떠나 그곳에서 성현고와 함께 여생을 보낸다. 그리고 머지않아 말하자면 종마가 되어 자식을 두게 된다. 적토의 아이는 관우에게로 보내지게 되었고, 관우는 그 말을 역시 "적토" 라고 부른다. "연의" 에서는 여포의 적토를 관우도 타게 되지만, 제아무리 준마라 해도 너무 기력이 넘치는 이야기다.


한줄요약 : 나는 여포가 너무너무 좋음.

덧글

댓글 입력 영역
* 비로그인 덧글의 IP 전체보기를 설정한 이글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