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방수호전 1권 천강의 별(6) 북방수호전

수호전 1권 서광(曙光)의 장

천강(天罡)의 별

3.
날이 밝아오면서 임충은 사람들에 섞여 함께 성 안으로 돌아왔다. 장람(張藍)은 자지 않고 기다리고 있었다. 결혼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었다.

"친구들과 성 밖에서 술을 마셨소."

그렇게만 말했다. 장람은 임충에게 거스르는 듯한 말은 해본 적이 없다. 사람들은 모두 장람을 아름답다고 말했지만 임충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특히 알몸이 되고나면 너무 마른 몸이었다. 그저 임충의 마음에 든 것이다. 물을 뒤집어쓰고 있자 갑자기 아내의 몸이 생각났다. 침실로 끌어들여 옷자락을 걷어 올렸다. 애무는 별로 해본 적이 없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은 몸이었다. 아내로 맞이한 것은 사랑해서가 아니다. 결혼해서 개봉부에 자리를 잡고 있는 모양새가 좋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뜨내기에 가까웠지만 무술로 금군의 장군에게 인정받았다. 대리사범들과 몇 차례 대결을 벌였고, 연습용 창으로 호각을 벌인 것이 사범 왕진이었다. 4년 전의 일이다.
등 뒤로 비명 같은 소리를 지르던 장람이 옷을 벗어던졌다. 빈약한 등이 드러났지만 아침 햇빛 속에서는 그것도 나쁘지 않았다. 피부만은 하얗다. 그 피부에 곧 붉은 빛이 감돌았다. 임충은 그것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정액을 쏟아내고는 다시 찐 만두로 배를 채웠다. 장람은 요리도 맛있다. 덕분에 사람들에게 행복한 사람이라고 불린다. 게다가 아버지는 괜찮은 부자였다.

언제나와 같은 아침이다. 왕진이 휴가였지만 신경 쓰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했다. 비번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다. 임충은 왕진처럼 성 밖에서의 훈련은 하지 않는다. 교실에서 하거나 비가 올 것 같은 날은 도장을 이용한다. 창을 담당하고 있지만 적당히 엄한 연습뿐이었다. 정강한 금군 병사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하지 않았다. 연습은 항상 적당히 했으며 편의를 바라고 선물 같은 걸 보내오는 자는 본인만 알 수 있는 방식으로 넘어가주었다.
진지하게 임하는 건 자기 스스로를 위한 연습과 시험하듯 열리는 대리사범끼리의 시합뿐이었다. 왕진과도 3번 시합을 했다. 한번은 창으로 종반까지 호각이었지만 칼이나 봉, 활로는 왕진에게 미치지 못했다. 연습용 창이 아닌 창끝(穂先)을 붙인 것으로 겨루었다면 임충은 왕진에게도 이길 자신이 있었다. 왕진은 모든 무술에 있어서 금군 제일로 불렸다. 창을 제외한다면 임충도 그렇게 생각한다. 하지만 창이라면 자신 쪽이 위다.
왕진이 없어졌다며 소란스러워진 것은 오후가 되어 금군부에서 붙여준 하인이 알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보다 먼저 금군의 수뇌부는 왕진의 포박을 검토하고 있었던 것 같다. 경조부의 여영 장군이 구속된 것과 관련해서 소문이 퍼졌다. 대리사범 중에 그 소문만 듣고 왕진이 정말 반란에 가담했다고 믿을 자는 아무도 없으리라 임충은 생각했다. 이부(李富)에게 불려간 임충도 신문 당했지만 다른 대리사범에 대한 신문과 별다른 점은 없는 듯했다.

"어제 왕진과 격렬히 연습하지 않았나?"
"체술이라 무기를 든 것보단 가벼운 연습이었습니다."
"왜 체술인가?"
"전장에서 무기를 잃어버리는 일은 종종 벌어집니다. 주변에 다른 무기가 없을 때는 체술이 유효하죠. 하지만 제대로 된 기술이 되지 못했는데 왕 사범은 이전부터 그걸 해왔습니다."
"왕진이면 되네. 이제 사범이 아니니."

이부의 표정은 어떤 때에도 거의 움직이지 않았다. 고구 밑의 감찰관인 것 같지만 첩자의 총책이 이 남자일 거라고 임충은 생각했다. 2년 전 만났을 때부터 임충은 이 남자에게 혐오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었다. 새로 부임한 고구가 쓰기 시작한 건지 그 이전부터 다른 사람이 써온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적어도 왕진 님에게 반란의 의지가 있었는지 하는 것 따위 전 못 믿겠습니다만."

다른 이만큼만 하는 대리사범. 날카로움이 없기에 경계 받지도 않는다. 자신은 그런 존재로 있겠다고 임충은 생각했다. 금군에서의 자신은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닌 스스로가 선택한 것이다.


"경조부의 여영 장군 저택에서 왕진의 편지 8통이 나왔네."
"거기에 반란의 뜻이?"
"노골적으로 쓸 수는 없었겠지. 아니, 노골적으로 쓴 것은 불태웠는지도 모르겠군. 그 정도 주의는 할 테지."
"허나."
"왕진은 도망쳤네. 그것이 무엇보다 증거 아니겠나."

왕진을 포박할 것이라는 정보는 금군부에서 포섭한 하인(小者) 2명에게서 알아낸 것이다. 이 2명과는 가끔 술을 마시거나 밥을 먹는데 임충에 대해서는 그저 술주정뱅이로 밖에 여기지 않는다. 이부의 임무가 어디에 있는지 그것까진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
동관과 고구라는 금군의 수뇌를 따르지 않는 자를 제거하는 것인가, 다른 뭔가를 하려는 것일까. 어쨌든 자신을 주시할 자가 있다면 이부 외엔 없을 것이다. 사범실에서는 처음이지만 금군부 내에선 고개를 갸웃거릴 만한 이유로 투옥되거나 처단되거나 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 배후에는 틀림없이 이 이부가 있다.

"왕진과는 친했겠지, 임충?"
"그거야 뭐. 모든 무술에서 저보다 훨씬 뛰어났으니까요. 친하게 지냈다기보다는 많은 것을 배우려고 했다는 쪽이죠."
"이번에는 자네가 사범이란 얘기도 있네."
"정말입니까?"
"그리된다면 하인도 붙겠지."
"하지만 저는 칼이나 활이 영 안 될 텐데요. 제가 가르칠 수 있는 건 창 말고는 말타는 기술 정도일 겁니다."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인가?"
"아뇨, 그렇지는."
"창, 봉, 칼. 각각에 한 사람씩 사범을 세우는 것이 좋겠다고 고 대장은 말씀해오셨지. 다른 무기까지 포함해서 사범은 다섯 명이 될 걸세."
"그렇다면."

이부의 표정이 조금 움직여 웃는 것처럼 보였다.

"이부 님이 저를 추천해주신다면 그거야말로 확실히 되는 거죠."

싫어도 이부에게 뭔가 물건을 보내야할 것이다. 사범이 될 수 있는 기회를 빤히 보면서 놓쳐버린다면 그건 그것대로 의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런데 임충, 왕진이 도망갈 만한 곳으로 떠오르는 곳은 없나?"
"우선 경조부입니다만. 여영 장군이 반란죄로 붙잡혔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연안부는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할 것이다. 왕진의 지인이 있다는 것도 임충은 어제밤 들은 참이었다. 얼빠진 대답이란 것을 알면서 한 말이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것으로 이부는 뭔가를 재보려는 것임에 틀림없다.
어딘가 허술하지만 멍청하진 않은, 욕심이 있어 다루기 어렵지 않은 정도. 무술사범은 그 정도가 좋다.

"다른 건?"
"개봉부 출신이었을 테고, 다른 건 어머니에게라도 물어보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얘기해준다면 말이지만요."
"왕진은 반란에 가담한 죄로 도망친 거네, 임충."
"그랬죠. 그렇다면 어머니도?"
"같이 도망갔네."
"어머니의 일가는요?"
"남쪽 출신 여자니까 말이지. 남쪽에 친척이 있다는 게 되겠지."

남쪽의 장군은 개봉부에 비판적이라고 한다. 그 중에 하나 둘 정도는 왕진을 몰래 숨겨줬다는 핑계로 해임될지도 모른다. 남쪽은 개봉부의 분위기를 만들기 좋은 지역이지만 사람 수가 적었다. 사람을 크게 움직이려면 역시 황하의 북쪽 하북(河北)이었다.

"이제 됐네, 임충."
"알겠습니다. 제 사범 승격에 대해서는 이부 님이 어떻게 좋은 말씀 좀..."
"내 조언만으로는 좀."
"고 대장에게 직접 부탁드리기엔 좀처럼 기회가 없어서요."
"생각해두겠네."

개를 내쫓는 것 마냥 손끝으로 쫓겨났다. 다른 대리사범과 비교해 신문 시간이 딱히 길었던 것은 아니라고 임충은 확인했다.
사범실을 나온 것은 해가 진 뒤였다. 드물게도 비번인 사람을 제외한 전원이 방에 모여있었다. 다른 사람의 신문이 어땠는지가 역시 신경 쓰인 것이다. 특히 오랜 시간이 걸린 사람이 없다는 것으로 모두가 안심했다.


"나 모르게 모아둔 게 있다면 전부 내놓으시오. 사범으로 승격할 기회인지도 모르니까 금군부의 이부라는 감찰관에게 가능한 한 선물을 해두라구. 무엇으로 할지는 당신에게 맡길 테니까. 장인어른과 상의해보고 결정하는 게 좋겠지."

집에 돌아온 임충은 장람에게 그렇게 말했다. 장람의 아버지는 뇌물을 주거나 받거나 하면서 그럭저럭 지금의 지위를 얻어왔다.

"제게 몰래 모아둔 것은 없어요. 아버지께 받아와도 괜찮을까요?"
"내 입으로는 말 못하오. 자네에게 맡기는 수밖에."

장람이 자기 모르게 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을 임충은 알고 있었다. 부부 사이에도 흥정이다. 흥정에 있어서는 장람이 위에 있다고 임충은 생각했다.

"왕 사범이 사라졌소."

임충이 무슨 말을 했는지 잠시 장람은 이해하지 못한 듯했다.

"왜요?"
"나도 잘 모르오. 이럴 줄 알았다면 어젯밤에 친구들과 마실 게 아니라 왕 사범 집에라도 가볼 걸 그랬어."
"이유도 없이 사라지신 건가요?"
"경조부의 여영 장군이란 분이 구속됐소. 반란죄라는데 거기에 동조했다는 의심을 산 거지."
"그것 만으로."
"사실인지 아닌지 나로선 모르겠소. 어쨌든 사범이 없게 되버리는 바람에 새로운 사범 후보가 됐어. 금군부의 이부 님이란 분에게 뭔가 보내주라구."

장람의 표정이 또 미묘하게 바뀌었다. 얼굴은 확실히 미인이라고 할 법했다. 게다가 표정이 풍부했다. 진심으로 남편의 출세를 바라는 듯도 했다.
임충은 군복을 사복으로 갈아입고는 준비된 저녁식사도 먹지 않고 밖으로 나갔다. 보강문(保康門)에서 외성으로 들어가 성벽을 따라 있는 여관 거리로 향했다.

"임충, 여기일세."

2층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머리가 길을 내려다보고 있다.
임충은 노지심의 방으로 갔다. 노지심은 내성에 있는 상국사(相国寺)에 지인이 있음에도 절방에 머물지 않고 어딘가의 여관방에 머물러있었다. 노지심은 하녀를 불러 술과 음식을 주문하고 그것이 올 때까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왕진이 구속당하게 되어 어머님과 함께 도망쳤다더군."
"그래. 사실 오늘 구속될 예정이었네. 경조부의 여영 장군이 함정에 빠져 잡혔으니 거기에 연좌시키려 한 거겠지. 왕진에게 그걸 알려주고 놓아준 건 날세."
"도망친 건가?"
"그건 추격대가 어느 정도 붙을지에 달렸지. 노모와 함께지만 일단 말도 있어."
"애석하군."

노지심이 단숨에 술을 들이키며 말했다.

"끌어들일 수 있었다면 대단한 힘이 됐을 걸세. 그저 무술이 뛰어나다는 것뿐만 아니라 말이야. 나는 이삼일 후에 다시 가볼 생각이었네."
"난 그래도 무리였을 거라고 생각하네."

임충은 찐 돼지고기에 젓가락을 뻗었다.

"난 그리 생각지않아. 그 한결같음의 방향이 바뀌기만 한다면 신뢰할 수 있는 동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네."
"허나 좁아. 그 좁음이 염치(廉恥心)에 얽매이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네. 금군은커녕 이 나라 전체가 썩어가고 있다는 걸 그 사람은 잘 알고 있었어. 그럼에도 썩은 부위를 때려 부수겠다는 식으로는 움직이지 않았지. 부패를 막겠다는 고민만 가득했어."
"허나 인물로서는 아쉽네. 자네가 알려준 그대로의 인물이었어. 우리에겐 넓은 시야 같은 건 필요치 않네, 임충. 그건 그분이 가져주시면 좋을 일이지. 우선은 인물이야."
"자네가 하는 말도 알겠어. 허나 무리였으리라는 생각뿐이네."
"도망친 것은 어머니를 걱정해서인가?"
"우선은 그렇다네. 마음속에 고구에 대한 불신감이 있었어. 그 두 가지가 결심하는데 힘이 됐겠지. 동관 원수는 예전에는 열심히 하는 제자였던 것 같지만 이젠 너무나도 먼 존재군."
"인간은 말이야, 임충. 두세 번 말하는 걸로는 안 된다고들 하지. 하지만 2년, 3년 사귀다보면 바꿀 수 있다. 난 그리 생각하네."
"사람을 믿고 있으니까 말이지, 화화상은."
"죽은 게 아니라 도망갔다. 지금으로서는 그걸로 됐다고 할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앞으로 사라진 것은 아니니 말일세."
"연안부로 간다고 했네. 아마 홀로 그 길을 추구하겠다는 생각은 있어도 더는 무술을 가르치는 일을 하진 않겠지."
"나도 이삼일 정도 후에 연안부에 가볼 생각이네."

노지심은 아직 개봉부에서 움직이지 않았다. 크게 활약을 펼친 몇몇 지방에서는 등에 모란 문신의 화화상이라 하면 무뢰한들이 움츠려들 정도였다. 지금은 상국사가 움직일지 어떨지를 살피는 중이라 개봉부에서 활약을 펼칠 예정은 없어보였다.
여관 거리도 북적이기 시작했다. 좀 더 어두워지고 나면 주점이나 유곽(妓館)들이 늘어선 거리도 사람으로 가득해진다.

"사람은 늘어가는군. 언제까지고."
"지금 모은다면 어느 정도인가?"
"삼백에서 사백 정도려나. 아무튼 지방의 군에도 한 수 가르칠 정도로 적지. 그분은 그걸로 됐다고 하지만 말이야."
"금군에도 황제나 정부에 반역을 하겠다는 자는 거의 없네. 적의나 증오는 모두 동관이나 고구라는 개인에게 쏠려 있지. 악정(悪政), 압제(圧政)라는 식으로는 보이지 않을지도 몰라."
"그게 채경(蔡京)의 교묘한 점인지도 모르겠군."
"이대로라면 십년이 걸려도 재상 채경이 아니라 동관과 고구를 해치웠다는 것만으로 끝나버릴지도 모르네."

사람의 배치가 언제까지고 완성되질 않는다. 서로 신뢰하는 자들이 지방에 흩어져 있지만 전부 합쳐도 열넷, 열다섯 명이다. 개봉부에는 자신이 있다.
지방에 흩어진 동지를 연결해주는 것이 노지심이었다. 왕진도 동지로 넣자고 노지심이 움직인 것이다. 동지 각자가 또 다른 동지를 찾아내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좀처럼 되질 않아서 노지심이 북쪽에서 남쪽까지 돌게 된 것이다. 임충의 임무는 개봉부의 정세를 알리는 것이 주이고 왕진의 정보도 그 안에 들어있었다.

"봉기할 장소와 사람을 그물눈처럼 촘촘히 둘러싸야 하는데 이게 어려운 걸세, 임충. 뭔가 일이 생기면 지금 겨우 연결되어 있는 곳도 끊어질 수 있어. 그분은 그걸 만들면서 하나 더 다른 방식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하셨지. 그 때문에 눈여겨보고 있는 사람도 있는 것 같네."
"이봐, 또 인물인가?"
"모든 건 사람일세. 그 인물이 누구인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그분이 만나보려는 그 사람에 대해서는 나나 자네의 의견도 필요로 할 걸세."
"난 개봉부에서 나오고 싶어졌네. 고구는 어떻게든 속여 넘긴다고 해도 이부라고 하는 감찰관의 움직임이 무엇을 노리고 있는지 읽을 수가 없어. 항상 날 주시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드네."
"개봉부에 있는 것이 괴로운 일이겠지만 아직 의미는 있어. 백성의 원망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일 말일세."

노지심은 인내심이 강하다. 때로는 난폭자(暴れ者)가 되기도, 때로는 수도승(修行僧)이 되기도 한다. 노지심과 만났던 사람들 중에 머지않아 모여드는 자들이 또 나올 것이다. 목적은 정부를 무너뜨리고 황제를 폐하는 것. 그것을 위해서는 어딘가에서 싸움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때가 지금이 아니란 걸 임충도 잘 알고 있다.

"뭔가 깃발이 필요한 걸세, 노지심. 누구나 볼 수 있고, 누구나 가슴 뛰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깃발이."
"그렇겠지."
"그런 게 있다면 왕진의 마음의 움직임도 달랐을지도 모르네. 아니, 역시 무리인가. 그 남자에게 구애되는 건 그만두는 게 어떤가. 뜻을 품는 것보다 마음속 염치에 얽매여 스스로의 삶에서 밖에 살아갈 수 없는 서투른 사람인 거야. 게다가 완고하지."
"사람 사이에는 인연이 있는 걸세. 내 기분이 풀릴 때까지 놔두게나."
"알겠네. 상국사에 관련해서 내가 할 일이 있나?"
"아니, 자네는 신변을 조심하게. 특별히 그 이부라는 자에게."

그리고는 별다른 얘기를 꺼내는 일은 없어졌다. 요즘 노지심이 개봉부에 나타나서도 특별히 큰 소식이 없다.
노지심이 큰 소리를 질러 새 술을 주문했다. 술은 많이 마시지만 결코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남자는 자주 취한 척을 하곤 한다. 임충은 그런 흉내는 내지 못했다.
다소 어두운 기분으로 임충은 남은 돼지고기에 젓가락을 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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