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뒤는 소설로 쓰지 않았나요? 영웅삼국지

난 이 부분을(제갈량 사후) 소설로 쓰는 건 전혀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가 삼국지를 소재로 쓰고 싶었던 소설은 지금껏 얘기한 것처럼 꿈을 품고, 꿈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그 꿈의 크고작음은 아무 상관이 없다. 조조나 손책처럼 천하를 얻는 꿈을 가진 사람도 있고, 유비처럼 한왕조의 부흥을 꿈꾼 사람도 있다. 관우나 장비 또는 진궁처럼 형님을 천하인으로, 여포를 천하제일의 무장으로 만드는 것으로, 자신들이 믿고 따르는 이를 보좌하는 것에서 삶의 가치를 발견한 사람들도 있었다. 싸워서 계속 이겨나가는 것을 꿈꾼 여포도, 먼저 떠난 손책의 꿈을 이루기 위해 싸워나간 주유도, 천하삼분을 위해 싸운 제갈량도 있었다.

그런 크고작은(책에 등장하는 성현고나 호랑 같은 오리지널 캐릭들,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냄으로써 그들을 떠받쳤던 많은 사람들에 대한 언급) 무수히 많은 꿈과 뜻이 난세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처음에는 미미했던 움직임들이 서로 살아가며 공명하고 증폭되어 무언가 커다란 움직임이 되어가는, 그런 이야기를 담고 싶다고 생각했다. 물론 그 꿈은 이뤄지기는커녕 오히려 실현되지 않는 것이 더 많았다. 그러나 그 꿈이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이라면, 거기에 도착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건, 도중에 쓰러졌건, 그건 행복한 삶이지 않았을까, 난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꿈을 품고 자기 자신을 살아갔던 최후의 인물이 제갈량이라고 생각한다. 사마의도 영걸임에는 틀림없지만 과연 그런 의미에서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지난번 북방선생님이 '왜 제갈량의 죽음으로 책을 끝낸 건지'를 보충해주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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