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걸들 / 정사에는 작위가 담겨있다 영웅삼국지

삼국지의 영걸들 / 기타가타 겐조
서장 내가 삼국지를 쓴 이유 / 정사에는 작위가 담겨있다

<정사>를 읽고, '역시, 그렇구나' 하고 느낀 것은, <요시카와 삼국지>에도 <삼국지연의>에도 이야기 전체적인 톤을 결정하는 중요한 명장면인 <도원결의>가 없었다는 점이다. 유비와 관우, 장비 세 사람이 만나 복숭아 나무 아래에서 의형제를 맺는 에피소드는 <촉서>의 <선주전>에도 <관우전>, <장비전>에도 없다. 그리고 여포와 동탁이라는 괴물스런 악역 사이를 갈라놓은 경국지색 초선도 나오지 않았다. 또 하나 알게된 중요한 것은, 촉의 유비나 제갈량 공명에 대해 편을 드는 듯한 기술의 대부분은 <연의>, 거기에 일본의 삼국지 소설 <역사관>이 출처라는 점이다.

<정사>를 쓴 진수는 처음에는 촉나라를 섬긴 문관이었지만, 촉이 멸망한 후에는 오랫동안 백수로 지내던 끝에 위나라를 바탕으로 건국된 진 왕조에 발탁된 사람이었다. 그래서 위촉오 삼국 중에서는 촉나라에 가장 애착을 지녔고, 그 애착은 삼국 시대의 정사를 <위서>로서가 아닌 <촉서>, <오서>를 합쳐놓은 <삼국지>로 정리해놓은 점에서도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렇다고는 해도 황제의 업적을 정리한 <본기>는 <위서>에서만 있고, 촉의 유비는 <촉서 선주전>에, 오의 손권은 <오서 오주전>이라는 한단계 낮은 취급을 받고 있다. 후한을 잇는 중국 왕조의 정통성은 위나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얼핏봐도 위나라 황제에 비해 내용이나 분량이 적은 촉의 유비와 제갈량의 움직임이 실은 위나라 황제의 전기, 또는 오나라 왕의 전기 속에서 잔뜩 들어가있다. 촉을 향한 공감(シンパシー)이 드러나지 않게 <정사> 속에 숨어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정사>의 역사적 정통성은 조조, 위나라에 두고 있으면서도 <난세의 간웅>이라는 표현(スパイス) 또한 담아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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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한 블로그 : 삼국지의 영걸들 / 역사관의 역전은 필연적이었다 2018-01-22 13:30:15 #

    ... 비와 관우, 장비들의 만남의 이야기와 함께 1장부터 풀어가보자. 01 삼국지와의 재회 02 요시카와 삼국지에서 느낀 위화감 03 역사는 어떻게 삼국지가 될 수 있었는가 04 정사에는 작위가 담겨있다 일단 여기까지 해서 책의 서장이 끝났습니다. 이렇게 해석해보고 있자니 해석하는 것보다 부드럽게 우리말로 풀어쓰는 게 더 어려운 것 같네요. 그렇다고 완벽하게 해 ... more

덧글

  • 무명한 2018/01/08 19:38 # 답글

    모든 경우는 아니지만

    승자에게 힘이 많이 실리는 법이니까요.

    진수의 상황에서라면 저라도 위나라에 정통성을 주려 할 거 같네요.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뇌세척 2018/01/12 12:44 #

    우리 입장에선 왜 기록이 이렇게 적은가 하는 등등 여러 아쉬움이 남지만, 당시를 살아가던 진수로서는 나름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겠죠.
    그렇게 생각하니 북방선생님이 말한 드러나지않는 촉을 향한 동정, 공감이란 말을 곱씹게 되네요.
    새해에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하세요.
  • 최강조운 2018/01/15 01:18 # 답글

    오랜만에 문득 생각나서 들립니다. 기타가타 삼국지에 대한 글을 보니 더욱 반갑습니다.
  • 뇌세척 2018/01/16 00:53 #

    오랜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ㅎㅎ
    저도 몇년만에 책을 다시 읽어보고 있어서 감회가 새롭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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