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걸들 / 역사는 어떻게 삼국지가 될 수 있었는가 영웅삼국지

삼국지의 영걸들 / 기타가타 겐조
서장 내가 삼국지를 쓴 이유 / <역사>는 어떻게 <삼국지>가 될 수 있었는가.

일본에서 삼국지는 겐로쿠 연간 출판된 <통속 삼국지> 전 50권이 소개된 것을 시작으로, 판화(えぞうし)부터 연극까지 널리 사랑받아왔다. 쇼와시대가 되어 요시카와 작품이 등장하고, 전후에는 시바타 렌자부로 등의 몇몇 작가가 쓰기도 했지만 모두 기본적으로는 <삼국지연의>라는 원말명초 쓰여진 소설을 번역하거나 번안, 모방한 것이었다. 원나라에서 명나라로의 왕조 교체는 14세기 1368년으로, 일본에서는 아사카가씨가 막부를 열어 무로마치 시대 초기, 그러니까 남북조의 대립이 한창이던 시기이다. <연의>의 작가인 나관중은 어떤 사람인지 거의 알려져있지 않다. 이야기가 재미있으니까 작품과 작가 이름만 현대까지 전해진 것이다. 시카와 삼국지에 이어서 원래 이야기는 어떻게 되는지 싶어서 나도 이 <연의>를 읽어보았다. 읽어보고나서 안 점은, 요시카와 작품은 <연의>를 비교적 충실히 소설화했다는 것이다. <백발삼천장>과 같은 표현도 역시 거기서 유래된 것이다. 생각해보면 천 팔백년전 중국이 무대요, 쓰여진 것이 일본으로 말하면 남북조 시대 6백년 전도 전의 것이니 이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렇다면 <연의>는 어째서 그렇게 성립되어왔는지, 무슨 까닭으로 그런 형태가 되었는지, 그걸 알지 못하는 이상 나 자신만의 삼국지를 쓸 수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나는 한발 나아가 <연의>의 바탕이 되었다는 <정사 삼국지>도 읽어보기로 했다. 나는 그런 게 있다는 것도 잘 몰랐는데, <정사 삼국지>는 촉과 진의 사관으로 지낸 진수라는 사람이 기원 3세기 말에 쓴 위 촉 오, 삼국의 정사였다. 정사란 중국에서 왕조의 교체가 있고난 후에 전 왕조의 역사를 정리한 새 왕조의 공인 역사서이다. 처음에는 전한의 사마천이란 사람이 중국의 신화 시대부터 전한 7대 황제인 한무제의 시대까지를 정리한 <사기>를 쓰고, 다음 후한 시대에는 반고란 사람이 <한서>를 썼다. <한서>는 전한 하나의 왕조 역사만을 정리한 것으로 그것이 이후 정사 형태의 표준이 된 것 같다. <정사 삼국지>는 그 <한서>의 다음에 쓰인 정사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냥 <삼국지>이지만 여기서는 이야기로서의 <삼국지>로 구별하기 위해 <정사>라고 하자. 원래 순서로는 <정사>보다 <후한서>를 먼저 썼어야 하지만, <후한서>는 <정사>를 쓴지 백년 후가 지난 육조말(남송) 시대에 정리되었다. 전란으로 뒤덮인 위촉오 삼국 정립 시대에는 후한의 정사를 정리할 여유가 없었고, 진수나 다른 진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도, 아마 후한의 역사보다는 바로 직전의 삼국 시대를 어떻게 역사로서 정리할 것인가 하는 것에 더 관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정사>를 읽는다는 것은 꽤나 귀찮은 일이었다. 왜냐하면, <위서> <촉서> <오서> 셋으로 된 정사는 <연의>처럼 사건과 사건이 이어진 전체적으로 기승전결이 있는 이야기 형식이 아니라, 정사의 전례로 <인물>마다 그 사람의 업적과 행위를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조조는 <위서>의 황제 업적을 정리한 <본기> 속의 <무제기>로 쓰여있고, 유비는 <촉서>의 <선주전>으로, 손권은 <오서>의 <오주전>으로 쓰여있다. 그러니까 사람의 일대기, 이른바 <열전> 형식으로 되어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무제기> 속에는 유비나 손권의 이야기고 나오고, 거꾸로 조조의 것이 <선주전>이나 <오주전>에 나오기도 한다. 그래서 <관도 전투>처럼 뭔가 하나를 보려면, 그건 조조와 북방에 패권을 세우려 한 원소와의 싸움이니까, <무제기>는 물론 <위서>, 거기에 <하후돈전> 같은 조조의 중요한 무장들 열전도 읽고, 타임테이블을 채워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열전 각각의 기술은 정사의 전례로 간결하고 담담하여 이야기를 알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덧붙여 말하자면 <정사>는 진왕조 시대에 편찬된 것으로, 그 진왕조는 조조가 건국한 위나라를 바탕으로 한 왕조이다. 그 때문에 <위서, 촉서, 오서> 가운데 무엇보다 중요성이 높은 것은 <위서>이다. 기록된 내용이 많은 것도 <위서>이다. 그래서 나는 타임테이블을 맞출 때, 조조<무제기>, 조비<문제기>, 조예<명제기>를 기둥으로 삼고 거기에 다른 인물의 행동을 끼워나갔다. 이렇게 겨우 <정사>를 읽고나서야 겨우 이야기로서 <삼국지>가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알게된 것이다.

한줄요약 : 정사 읽기 개 귀찮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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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칼스 2018/01/01 22:06 # 삭제 답글

    실수로 휙 내려 한줄 요약만 읽었을땐 이번엔 개그성 푸념인가했습니다만, 작가 분이 어떻게 그런 작품을 쓸 수 있었는지 새삼 이해가 되는 대목이군요...

    사실 정사 읽기란게 어지간한 팬들한테도 교차해서 반복회독하는건 상당한 중노동인데, 키타가타 선생님은 최소한 오장원까지 위촉오 전부를 통째로 그리하셨을테니, 각국
    모두에게 공평히 따뜻하고 입체적인 시선이 담긴 삼국지의 탄생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 듯. 인물 하나하나 최후를 그릴때마다 그렇게 힘겨우셨다던 서문 글이 이해가 되네요. 분명 가상 스토리가 적지 않은데도 어딘가 굉장히 정사스러운 면이 많은 소설이라 느꼈는데, 그게 이런 이유였나봅니당.

    여전히 잘 읽고 있습니다. 새해복 많이 받으세요 뇌세척님.
  • 뇌세척 2018/01/05 00:58 #

    저는 처음에 기대를 가득 품고있던 터라 서장이지만 삼국지의 배경 이야기까지 이렇게 길게 할 필요가 있나 싶었지만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내가 이 정도를 알지 못하고서야 나만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겠냐는 북방 선생님의 말에도 공감이 가고
    무엇보다 이런 지루하고 힘든 과정의 치열함이 그런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낸 거겠죠.
    칼스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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