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걸들 / 요시카와 삼국지에서 느낀 위화감 영웅삼국지

삼국지의 영걸들 / 기타가타 겐조 
서장 내가 삼국지를 쓴 이유 / 요시카와 삼국지에서 느낀 위화감

삼국지를 쓴다. 삼국지의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왕조의 흥망성쇠를 쓴다. 그렇게 결정하고는 요시카와 삼국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봤다. 나는 그 이야기를 관통하는 것이 존황사상(尊皇思想)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 두 사람을 묘사하는 방식에서 분명히 드러나고 있는데, 먼저 유비는 원래 짚신을 엮어 팔던 낮은 신분이지만, 전한 경제의 아들 중산정왕 유승의 후손인 인물로 후한 황실의 부흥을 바라는 사람이다. 그 근왕의 뜻에 함께 한 관우와 제갈량 같은 인재들이 부하가 되고 스스로 촉이라는 나라를 세워 제위에 오르지만, 나라의 정식 이름은 촉한으로 정통 왕조는 어디까지나 한이라는 것을 나타냄으로서 덕장이라는 세간의 평을 더 높이는 식으로 묘사되고 있다.
한편 조조는 용맹하고 지략이 뛰어난 군인으로, 인재 등용이란 면에 있어서도 뛰어난 정치가에 시재까지 지녔던 천재였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한 황실에 대한 존중심이 전혀 없고, 후한 마지막 황제를 수중에 거두었으나 그것은 스스로가 패권을 주창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패도를 걷는 이로 황제로부터 권력을 찬탈했으며 또한 타인의 배신을 용납하지 않고 냉정히 처단하는 차가운 인물로서 그려진다. 그런 조조에게 붙는 수식어가 난세의 간웅으로 완벽한 악역이라고 말해도 좋다. 유비에 대해서는 일본으로 말하자면 서민에서 갑자기 출세한 무장이 미나모토나 타이라라던가로 성씨를 고쳐서 제멋대로 정이대장군이나 관백 태정대신을 칭하여 권력을 쥐려는 것이나 비슷하지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존황의 명분만 서면 상관없다. 존황이라는 줄기(芯)가 있고 거기에 관우나 여포 같은 호걸들의 에피소드와 적벽대전을 필두로 하는 수많은 싸움들이 드라마틱하고 다이내믹하게 이야기한 것이 요시카와 삼국지다. 거기에 조조의 문관 순욱, 유비의 지장 제갈량, 오국의 맹장 주유, 그런 뛰어난 캐릭터들이 잔뜩 등장하는 이야기가 재미없을 리가 없다. 내 나름의 역사관을 담고 이야기의 날개를 자유로이 펼치기에 삼국지는 최고의 무대라고 난 다시금 생각했다.

한편 미묘한 위화감도 남았다. 예를 들어 유비를 묘사하는 방식이다. 유비는 덕장, 인격자로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훌륭한 사람이다. 상인에서 촉의 황제까지 올라가는 와중에, 인간으로서 시종일관 인격자로 있을 수 있는 것인지, 어떤 충격을 받으면 유비란 사람이 그 때문에 기절하거나 하는 것도 신경이 쓰였다. 백발삼천장, 즉 근심 때문에 백발이 9천미터 이상 늘어난다고 표현하는 중국이 무대의 이야기니까 어느 정도는 어쩔 수 없다지만 그래도 부자연스럽다고 느꼈다. 존황사상이나 윤리관에 대한 것도 조금 낡아보이고 이야기 전개에도 속도감이 없다. 오해하실까봐 다시 적지만 나는 요시카와 작품의 완전 팬으로 삼국지 이외에도 미야모토 무사시나 나루토비첩 등을 애독했다. 중학, 고교 시절 이상형은 오츠우(미야모토 무사시의 히로인인 듯)였고. (이어서 일본 소설가들 나열하며 요시카와에 대한 존경심 표출)
여기서 말한 비판의 의견은 내가 삼국지를 쓴다면 이렇게 하겠다고 비평적으로 읽어나가던 때의 감상이라고 양해해주시길 바란다. 요시카와 삼국지의 인물 조형에 대해서 다른 시점으로 보면, 이 소설이 쓰여진 것이 전쟁 중이던 쇼와 14년부터 18년에 걸쳐있다는 것도 분명 큰 요인이었을 것이다. 중일전쟁, 태평양 전쟁이라는 전시하에 쓰였기 때문에 특별히 삼국지 속의 존황사상이나 그 이야기를 표현할 때 당시의 시대적 제약이나 유교적 윤리관에 따를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삼국지는 당시 오락소설의 약속을 충실히 지켜나가며 쓰인 소설이라는 것도 지적하고 싶다. 만약 이것이 훗날의 미야모토 무사시처럼 통속소설의 틀을 뛰어넘을 각오로 썼다면 대체 어떤 작품이 되었을지 나는 상상할 수조차 없다. 오히려 중국에서 전쟁을 하던 시대에, 다름아닌 그 중국의 영웅들을 주인공으로 한 삼국지를 쓰고, 그 이야기의 재미를 널리 전했다는 사실에 머리가 숙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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