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지의 영걸들 / 서장 내가 삼국지를 쓴 이유 / 삼국지와의 재회 영웅삼국지

기타카타 겐조. 삼국지의 영걸들.

서장 '내가 삼국지를 쓴 이유' 삼국지와의 재회.

나와 삼국지의 첫만남은 고교 시절이었다. 요시카와 에이지의 삼국지를 읽었는데 이게 무척이나 재미있었다. 유비나 조조 같은 영걸들이 패권을 둘러싼 싸움을 벌이고도 그럼에도 한명의 승자도 없다. なにか戦いというものを象徵するよう事実が中國の歴史には存在していて,それで書かれた物語なのだと強く感じだ (해석해보니 영 이상해서 원문 첨부함) 무대는 연대로 말하면 2세기 말부터 3세기. 일본은 야마타이국이나 히미코가 나오는 시대로 역사는커녕 아직 문자도 없던 시대의 이야기다. 고교 시절의 나는 닥치는대로 책을 읽었는데 해외소설이라 하면 유럽과 미국 것이 대부분으로 중국의 이야기는 별로 읽어본 적이 없었다. 요시카와 삼국지를 읽고서는 중국에도 이런 재미난 얘기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청춘 시절의 삼국지는 그저 많은 재미난 이야기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었다.

다시 내가 삼국지와 마주하게 된 것은, 프로 소설가로 데뷔하고 10년 이상이 지난 뒤였다. 나는 먼저 순수문학을 지향했지만 이게 전혀 팔리지 않았고, 그 이후 스토리를 중시하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이게 이른바 하드보일드 소설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런 소설을 오래 쓰다보면 어딘가 폐색된 것이 나오게 된다. 오락소설이지만 한편으론 현실의 리얼리티를 따르지 않으면 소설 자체의 재미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보자. 권총을 예로 들면, 지금은 별로 놀라울 것도 없지만 내가 하드보일드 소설을 쓰던 20여년 전에는 등장인물이 권총을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현실성이 떨어져서, 권총 하나 쥐어주기 위해 기나긴 설명이 필요했다. 그런 제약 속에서 계속 글을 쓰다보면 이야기가 다이내믹하게 전개되질 않는다. 이런 딜레마를 타파하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필사적으로 생각했다. 등장인물의 내면으로 더 들어가면 좋을까, 그래서야 순문학에 가까워질 뿐이다. 그렇다면 장를를 바꿔보자. 예를 들어 SF(사이언스 픽션)적인 하드보일드는 어떨까. 근미래 SF 하드보일드에서라면 광선총 같은 걸 가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내겐 SF적인 발상이 별로 없다. 그래서 역사소설이란 장르를 해보자고 생각했다. 바로 일본이나 일본과 관계가 깊은 한반도, 중국 대륙의 역사 공부를 시작했다. 난생 처음 겪는 필사적인 공부였다.

중국의 삼국시대가 어떤 것이란 것은 공부를 하면서 대략 알 수가 있었다. 위나라가 세워진지 기원 220년부터 오나라가 멸망하는 280년까지의 시대라던가, 2세기 말부터 후한이란 통일 왕조가 쇠퇴하고 중국 각지의 군웅들이 할거하여 위, 촉, 오라는 삼국으로 나뉘어 싸웠지만, 결국 이긴 건 위나라를 멸망시킨 진(서진)이라는 새로운 왕조였다는 것. 하지만 그때까진 아직 삼국지는 내 머릿속에 없었다. 내가 먼저 생각한 건 일본의 남북조였다. 14세기, 조정이 둘로 나뉘어 대립하던 시대를 소재로 소설을 쓴 것이다. 그것이 무왕의 문(武王の門)으로 시작된 일련의 남북조 소설이었다. 그런데 여기엔 일말의 괴로움이 있었다. 나 자신은 북조나 남조, 어느 한쪽에 손을을 들어줄 생각도, 역사상의 천황을 비방할 생각도 없다. 그 시대를 무대로 한 소설을 쓸 뿐이었지만 그럼에도 발상의 비약이나, 극단적인 인물을 만들어내기도 어려웠던 것이다. 그 이후로 에도 시대를 무대로 글을 쓰기도 했지만 남북조에서 쓰지 못한 것들이 마음속에 응어리처럼 남아있었다. 왕조나 왕조를 세운 인물, 왕조를 계승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쓸 장소를 무의식적으로 찾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에 우연히 떠오른 것이 삼국지였다. 그때가 나와 삼국지의, 어쩌면 삼국지의 세계와의 진정한 만남의 시작이었다. 많은 재미난 이야기들 중의 하나에서, 소설가로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직면하게 된 것이다.



보신 분도 있겠지만 이번 일본 여행 중에 구입한 기타카타 겐조의 책입니다.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위에 내용이 담긴 서장을 포함해 유관장 삼형제, 조조, 제갈량, 여포 등 인물들에 대한 장과 삼국시대의 문화, 그후의 삼국지에 대한 얘기들이 있네요. 이번 건 서장의 가장 첫부분의 글입니다. 번역이라기엔 민망한 수준이고 그냥 이런 뉘앙스의 내용이다 정도로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암튼, 개인적으로는 그후의 삼국지 부분이 궁금해서 먼저 조금 봤는데 왜 작가가 공명의 죽음으로 삼국지를 막을 내렸는지, 강유나 사마의에 대한 작가의 생각이 나와있는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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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칼스 2017/12/23 19:55 # 삭제 답글

    우와!! 키타가타 겐조 선생의 삼국후일담(?)이라니요ㅠㅠ 일본가셔서 좋은거 사오셨구나 생각은 했는데, 막상 이렇게 번역 글로 접하니 질러야하나 싶네요.
  • 뇌세척 2017/12/25 00:29 #

    이어서 계속 올려보려고 하는데 이것도 쉽지가 않네요. ㅎㅎ
    이런 얇은 책 하나 해석해서 보는 것도 힘든데 소설책은 과연 얼마나 걸릴런지 차마 상상하기가 두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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