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릉 <단종대왕>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의 장릉
단종이 계신 곳입니다.





평창 쪽에서 영월로 들어왔는데 도중에 산길이 아주 장관이더군요.
너무 빙글빙글 돌아서 중간부터는 속이 울렁거리는 부작용도 있었지만,
아무튼 간신히 영월에 도착했습니다.




장릉에 들어서면 우선 볼 수 있는 박충원 정여각입니다.
박충원, 영월군수로 부임해 있을 당시 단종이 꿈에 나타나 묘를 찾아 달라 하여
엄흥도의 후손과 함께 암장되어있던 묘를 찾아 수축하고 제사를 지낸 분이라 합니다.




박충원이 부임하기 전까지는 이전 부임해온 군수들이 줄줄이 죽어나갔는데
단종의 제사를 지낸 이후 그런 일이 사라졌다는 야사가 남아 있더군요.




옆에 보면 단종역사관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일단 능으로 갑니다.
두번째 사진에서 정여각 옆에 있던 길로 가면 바로 능으로 갈 수 있는데
물론 단종역사관을 지나가서도 능으로 올라가는 길이 따로 있습니다.




능을 향해 가는 길에 내려다 본 광경.
아직 날이 추워지기 전이었던 터라 사람들이 많더군요.




단종, 12세의 나이로 왕에 올랐으나 즉위 3년만에 숙부 수양대군에게 밀려나고
사육신의 단종복위운동 후에 노산군으로 강봉되어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었다가
단종의 복위를 도모하던 금성대군이 사사되자 다시 노산군에서 서인으로 강등되었다.




결국 17세가 되던 해 죽임을 당하고 시신마저 동강에 던져졌으나
그러나 엄흥도와 박충원 같은 충신들에 의해 다행히 이곳에 묻히게 되었고
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나 숙종 때 신원 복위되어 묘호를 단종이라 하였다.




좀더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고 싶었으나 주위가 울타리로 둘러싸여 있고
들어가지 마세요라는 팻말 덕분에 멀리서나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정자각 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입니다.




단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충신 264인의 위패를 모셔놓은 배식단사.
정조 때 뽑아놓은 명단을 보니 종친부터 대신, 성균관 생원을 비롯해
환관 엄자치라던가 노비와 관노, 무녀의 이름까지 자세히 쓰여있더군요.









숙종 때 노산묘에서 장릉으로 추봉되며 함께 세워진 단종비각입니다.









제사 때 쓰는 물을 위해 만든 영천.




정자각.









아까 박충원 정여각에서 잠시 스쳐지나갔던 인물 엄흥도의 정여각입니다.
죽임을 당한 것도 모자라 동강에 버려진 단종의 시신. 그 시신을 수습하는 자는
삼족을 멸한다는 어명에도 불구하고 시신을 모셔다가 암장하고 사라진 분입니다.




그뒤 70년이 지나 영월군수 박충원이 꿈에 나타난 단종의 부탁을 받았을 즈음
마침 엄흥도의 후손이 그를 도와 이곳을 다시 찾아냈다고 합니다.




단종역사관은 사진 찍는 것이 금지되어 있어 그냥 보고만 나왔습니다.
단종에 관한 유물 이외에도 사육신이나 생육신의 문집 등도 볼 수 있었는데
예전에 이준님이 말씀하셨던 김동인의 대수양이라는 책을 볼 수 있어 반가웠습니다.




그동안 다녔던 곳들과 달리 장릉은 공원 같은 느낌의 왕릉이었습니다.
시끌벅적한 왕릉. 어쩌면 왕릉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단종이 바랐던 것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에 쫓겨 결국 청령포에 가보지 못한 것이 여지껏 아쉽네요.
매년 4월경에 단종문화제가 열린다고 하니 언젠가 꼭 다시 가보고 싶은 곳입니다.


by 뇌세척 | 2008/03/02 12:31 | 소도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deathbrain.egloos.com/tb/4194868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LackSuiVan at 2008/03/02 12:52
이런걸 불태우는 사람을 보면 화가납니다.
Commented by 프랑스혁명군 at 2008/03/02 18:07
사진들이 모두 다 깔끔하게 잘 나왔네요.^^
단종이 12세에 왕이 됐군요.
오늘 방영된 퀴즈 대한민국에서 3라운드 7단계 문제의 2번째 힌트로 나왔었죠.
허나, 참가자는 이 때 맞추진 못했고 4번째 힌트가 나왔을때 맞췄더군요.
Commented by 배니시 at 2008/03/02 19:41
단종.....시류에 휩쓸려서 결국은 죽어야만 했던 인물로만 알고 있었죠...

우리 잘나신 수양대군 각하께서 정객적인 면모를 보이신 덕에

정치싸움에서 패한 단종은 결국 죽는 신세가 되버린 건가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3/02 23:28
다르게 보면, 영창대군과 함께 '태어난 게 죄'인 사람이지요.
차라리, 단종이 안 태어나고 대신 문종에서 바로 세조로 '형제상속'이 일어났다면
조선 초기는 훨씬 매끄러운 역사로 전개되었을텐데 말이지요.
(아니면, 세종이 그 '장자 상속'을 포기하고 바로 세조를 앉혔다면...이라던가,
또는 물 건너 명의 '정난의 변'에 교훈을 얻어 세조와 안평 등을 팽했다면... 등등,
이런 저런 IF 스토리만 떠오르는, 안타까운 조선 초중기 역사...)
Commented by 허진석 at 2008/03/02 23:59
해병대 사관후보생으로 내일 입영합니다.모두 안녕히......(단종하곤 전혀 상관없는이야기지만 뭐랄까 어딘가엔 고별인사같은걸 하고싶어져서...)
Commented by 뇌세척 at 2008/03/04 19:54
허진석 님#
벌써 들어가셨겠네요; 몸 건강히 다녀오세요.
※ 로그인 사용자만 덧글을 남길 수 있습니다.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