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부작 삼국지 제17화 - 드높구나, 춘추의 향내여


관인 걸어두고 황금 봉해두고 조승상을 떠나서
형님 찾아 아득히 먼길을 돌아가네
장하도다 그 충의는 우주에 가득 차서
그 영웅 이로부터 강산을 뒤흔들리






관우와 함께 허도로 돌아온 조조는 사흘에 작은 잔치, 닷새에 큰 잔치를 벌이고
황금에 비단에 값나가는 진귀한 물건들을 닥치는대로 긁어모아 선물공세를 펼치는데
그것들을 한번 만져보지도 않고 그대로 두 형수에게 올려보내는 관우






관우의 마음을 뒤흔들기 위해 파견된 미녀 10총사 또한 두 형수의 하녀로 전락하니
이런 관우를 바라보는 조조의 마음은 더욱 더 불타오르고 있다






그런 선물공세에도 꿈쩍하지 않던 관우가 오늘은 어째 기뻐 어쩔 줄을 몰라하고 있다
무슨 일인고 하니 조조가 그의 말이 허약하게 생겼다 하여 여포가 타던 적토마를 선물로 준 것이다
마치 어린이날 장난감 선물 받은 아이마냥 기뻐하는 관운장에게 연유를 묻는 조조






형님을 찾자마자 너한테서 바로 떠나버릴 수 있으니 이 얼마나 좋으냐! 대답이 아주 걸작이다
예의상 엉덩이에 착 달라붙는 적토마의 탑승감이 너무 안락하다던가의 말을 해줘도 좋을 법하건만
관우의 말을 들은 조조의 심기가 좋을 리가 없다






겉으로는 허허 웃으면서도 한없이 찌그러지는 조조의 표정을 본 장료가 보다못해 나섰으나
장료의 물음에 대한 이번 관우의 대답 또한 걸작이다






관우가 내건 세가지 조건을 들어줄 때만 해도 자신만만하던 조조도 어느새 지쳐버렸다
그렇게 잘 대해줬건만 하는 말마다 유비, 우리 형님, 도원의 맹세 타령이니 지칠만도 하다
괜히 곁에 서 있던 장수들에게 화풀이하는 조승상






한편 가족, 형제 모두 내팽개치고 혼자 원소에게로 도망갔던 유비도 마음이 좋을 리가 없다
원소 또한 그런 유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지 하루 하루 조조를 쳐부술 계책을 논의하는데






지금은 나가 싸우는 것이 지키는 것만 못하다며 원소의 출정을 반대하는 전풍
그러나 이미 능구렁이 유비의 말발에 넘어간 원소의 분노만 사고 옥에 갇히는 신세가 되니
맹장으로 유명한 안량을 선봉으로 10만 대군을 진격시키는 원소






원소와 맞서기 위해 진군중이던 조조는 우선 안량을 상대하기 위해 백마로 향하는데
위풍당당한 안량의 모습에 한번 싸워보기도 전에 거북이 대가리마냥 움츠려드는 조조군






투구로 눈 가리고 싸우는 당신하고 당신 말의 황홀한 표정이 더 웃겨...
어쨌든 분위기를 깨고자 여포를 사로잡는데 공을 세웠던 송헌과 위속이 기세등등히 나갔으나
안량이 휘두르는 한칼에 맞아 죽어 움츠려든 아군의 사기를 더욱 더 저하시키고
그리 약하지 않은 서황마저 안량에게 패하고 쫓겨오자 일단 군사들을 물리는 조조






안량의 문제로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는 조조에게 관우를 추천하는 정욱
떠날 때는 반드시 공을 세우고 가겠다는 관우의 말 때문에 섣불리 그를 부르지 못하던 조조였으나
정욱의 냉정한 판단을 듣고서는 급히 백마로 관우를 호출하는데






아니, 이 양반이...
안량과 그 군세를 한번 스윽 훑어보더니 말하기도 귀찮다는듯 한마디 툭 내뱉는 관우
안량의 목을 무슨 놀이터 돌맹이 주워오겠다는듯이 말하는 관우가 걱정되는 조조와 장료






그러나 관우, 대답 대신 청룡도를 쥐고 적토마와 함께 화살날아가듯 안량을 향해 질주하니
놀란 안량은 제대로 손도 써보지 못하고 그대로 청룡도에 두동강이 나 바닥을 구르고
처음 안량을 향해 돌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죽은 안량의 군사들을 뚫고 돌아오니
정말 놀이터 돌맹이 줍듯 안량의 목을 가져온 관우에게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한편 안량을 죽인 자의 모습이 관우와 비슷하다는 말에 유비는 죽음의 위기에 몰려있었다
그러나 바퀴벌레 만큼 질긴 생명력을 자랑하는 능구렁이 유비가 어디 여기서 죽을 사람이던가
방금까지만 해도 끌어내 죽이라고 날뛰던 원소, 온화한 미소를 보내며 유비를 감싼다






이번에는 연진이라는 곳에 문추와 유비가 이끄는 원소군 10만이 당도했다
문추 또한 원소가 자랑하는 맹장인지라 서황과 장료가 싸우러 나갔는데 문제가 생긴다
도망가는 척하다가 문추가 쏜 화살 하나가 장료가 탄 말을 꿰뚫어버린 것이다






자신을 형이라 부르며 따르던 장료와 왠지 비슷한 분위기에 교분을 맺었던 서황이 아니던가
이번에도 적토마와 함께 바람처럼 달려가 청룡도를 휘둘러 문추를 베어버리는 관우
결국 원소가 자랑하는 두 맹장이 두 싸움만에 관우에게 목을 바치고 말았다






이젠 꼼짝없이 죽는구나 싶던 장료와 서황의 기쁨이야 말할 필요도 없을 터
그대로 군사들을 휘몰아 공격하니 하북군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참패하고 만다






후군을 맡고 있던 유비가 관우의 모습을 발견하고 관우를 부르짖으나 들릴 리가 없다
그렇다고 당장 관우에게 달려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하여 패잔병들을 거두어 퇴각하는 유비






자신이 원소 밑에 있는 것을 안 조조가 일부러 관우를 시켜 안량과 문추를 죽이게 한 것이다
그럼 원소가 노하여 나를 죽일 것이니, 이는 모두 원소의 손을 빌려 나를 죽이려는 조조의 계책이다
유비의 열변에 이번에도 혹해서 넘어가버리는 원소






몇일 후에 진진이라는 사람을 통해 유비의 편지가 도착했다
자신의 마음은 몰라주고 이런 소리나 해대는 유비의 편지에 눈물을 흘리는 관우
그 자리에서 진진에게 답장을 써주고 조조에게 작별을 고하고자 승상부로 찾아가는데






유비가 원소에게 있다는 사실을 입수한 조조도 궁색한 꾀를 내어 관우를 피하고 있었으니
몇 번이나 찾아갔으나 승상부에 걸린 회피패는 여전히 관우를 거부하고 있었다






이에 장료의 집을 찾아가자, 장료는 병을 핑계로 문을 걸어닫고 있었다
한참을 서성이던 관우가 돌아가자 빼꼼 나와보는 장료






몇 일이 지나도록 조조나 장료를 만날 수 없자 관우는 대신 편지를 남기고
조조가 내렸던 비단이며 황금이며 하녀로 열심히 일한 미녀 10총사들을 모두 정리하는데
원소군과의 싸움에 공이 크다 하여 받은 한수정후의 인 또한 남기고 떠날 차비를 하는 관우






두 형수님을 모시고서 마침내 유비를 향하여 길을 떠나는 관우
뒤늦게 관우의 편지를 받은 조조, 아쉬움을 달래며 관우와의 마지막 작별을 준비한다







by 뇌세척 | 2005/05/26 20:53 |  -제1부 군웅축록-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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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츠란 at 2005/05/26 20:59
아 저 말의 상큼한 표정이라니;;;;;
Commented by 이재범입니다 at 2005/05/26 21:49
투구로 눈 가리고 싸우다니, 안량...
그런 추태를 보이니 관공이 "목 팔러왓냐"라는 말을 하는 겁니다.
Commented by 뇌세척 at 2005/05/27 11:47
너무 짧게 나오는 자신들의 배역에 대한 반항이었을지도(...)
Commented by 압사마 at 2006/08/15 20:34
말의 황홀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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